‘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협상 반대파 의원들이 연일 노무현 대통령을 비판하는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이들은 한미 FTA를 “조공·굴욕·졸속·불평등 협상”이라며 강력 반발한데 이어 3일은 일제히 노무현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를 물고 늘어졌다.
9일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민생정치모임의 천정배 의원은 이날 성명을 통해 “노 대통령의 담화는 한미 FTA 협상이 우리 사회에 미칠 영향과 한국 경제의 미래에 대한 대통령의 인식이 어느 한 면만을 바라보는 매우 우려할 만한 상태라는 것을 확인해줬다”며 “전반적으로 볼 때 과연 그동안 대통령께서 국민과 관련 전문가들의 비판과 문제 제기를 진정 들어본 적이 있는지 의아스러울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천 의원은 “과거에 개방해서 실패한 사례가 없었다”는 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역사에 대한 몰이해이거나 고의적 왜곡을 의심케 한다”며 “멀리는 구한말 주체적으로 추진되지 않은 개방이 국권상실로 이어졌고, 가까이는 불과 10년 전 준비되지 않은 개방이 외환위기의 직접적 원인이 됐다”고 맞받았다.
또한 “한미 FTA 협상 결과 농업이 입게 될 피해는 소득보전과 복지정책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도 “산업구조의 급격한 변화에 대한 대책과 우리 산업구조의 최종적인 밑그림도 없이 단지 피해 농민에게 돈을 주어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은 모든 부분이 서로 맞물려 있는 경제사회구조의 복잡성에 대한 부족한 인식을 드러낸 것”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도 “대통령의 담화는 금방 드러날 ‘거짓말 모음집’”이라며 “무모함을 용감함으로 드러내고 굴욕적 태도를 적절한 타협으로 둔갑시키는 대통령의 모습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성토했다.
노 의원은 “협상 과정과 협상 결과에 대한 많은 문제점을 제기해 국회 비준 거부를 관철시킬 것”이라며 “정부는 그 과정에서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노당 문성현 대표는 “국익과 경쟁력이라는 말만 반복될 뿐 도대체 무엇이 국익이고 경쟁력인지 실체가 없다. 더 이상 노 대통령을 이 나라의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무소속 임종인 의원은 “한미 FTA는 미국의 경제식민지가 되고 서민에게는 IMF 외환위기 10배의 타격을 주기 때문에 국민의 저항은 필연”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승훈 동아닷컴 기자 h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