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1950년 6·25전쟁을 통해 형성된 북한과의 혈맹(血盟) 관계를 ‘정상적인 국가관계’로 전환하고 있다고 국회 정보위원회의 정책연구개발 보고서가 분석했다.
본보가 3일 입수한 ‘중국의 대북정책 변화 추이 및 대북 지원에 관한 연구’ 보고서는 “최근 중국의 대북정책은 철저히 국익과 객관적 근거에 의해 목표와 발전방향이 설정되고 있다”며 “이는 중국의 대북정책이 과거의 전통적 우호혈맹인 ‘특수관계’에서 ‘정상국가관계’로 전환한 사실을 증명한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경희대 주재우(국제정치학) 교수팀이 국회 정보위의 용역 의뢰에 따라 올 1월 22일부터 2월 3일까지 중국을 방문해 치바오량(戚保良) 현대국제관계연구원 한반도연구실 주임, 궁사오펑(宮少朋) 외교학원 교수, 스인훙(時殷弘) 런민대 교수, 장롄구이(張璉괴) 공산당 중앙당교 교수, 주펑(朱鋒)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교수 등 한반도 전문가 16명을 심층면담하고 작성한 것이다.
중국은 군사동맹을 ‘냉전식 잔재’라고 비판하며 대외적으로 어떤 나라와도 동맹관계를 인정하고 있지 않지만 북한에 대해서만은 예외적으로 ‘혈맹’ 관계를 인정해 왔다. 중국은 대부분의 국가와 동맹보다 아래 단계인 ‘우호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중국의 대북 경제 지원도 점진적으로 감소할 것이며 일방적이고 비밀스러운 지원이 아닌 정상적인 루트를 통한 교역과 무역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반도에서 급변 사태가 발생할 경우 중국의 개입 여부와 관련해 이 보고서는 “중국은 유엔 다국적군의 일환으로 참여하기를 선호하고 있으며 중국 국적군을 단독으로 파견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또 보고서는 유사시 중국의 자동개입 조항이 명문화된 ‘조중(朝中)우호협력 및 호상 원조조약’(1961년 체결)에 대해선 “중국은 이 조항을 북한을 방어하기 위한 것으로 구체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보고서는 “중국에 북한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지만 군사 분야에서 ‘무조건 지원’은 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강하다”고 덧붙였다.
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