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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현장진단/53억 들여 개장한 부산항 국제크루즈터미널

입력 | 2007-04-04 06:54:00


크루즈 관광산업의 전초기지가 될 부산이 시동을 걸었다.

당초 지난해 4월 개장키로 했다가 시설 미비와 입항 선박이 마땅치 않아 개장을 미뤄온 부산항 국제크루즈터미널이 마침내 2일 개장과 함께 첫 손님을 맞았다. 그러나 크루즈 관광 산업에 대한 당국의 정책 미비와 마케팅 부족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크루즈 관광산업 시동=2일 오전 네덜란드 국적의 크루즈선인 ‘스타텐담’호가 이날 개장한 부산 영도구 동삼동 매립지 국제크루저터미널에 첫 손님으로 들어왔다.

1800여 명의 관광객과 승무원들은 부산시에서 마련한 환영행사와 전통공연을 보고 4개 코스로 나눠 관광을 마친 뒤 이날 오후 일본으로 떠났다. 스타텐담호는 8일과 30일에도 승무원과 관광객 1800명을 각각 태우고 다시 부산을 찾을 예정이다.

부산항만공사가 53억 원을 들여 지상 2층, 연면적 669평 규모로 지은 국제크루즈터미널은 1층에는 CIQ(세관, 출입국 관리, 검역)시설과 기다림방(대합실), 편의시설 등이, 2층에는 공공업무시설 등이 들어섰다. 접안시설은 수심 11.5m에 안벽 360m가량으로 최대 15만 t의 크루즈선 입항이 가능하다.

▽실태=시에 따르면 올해 부산항에 들어올 해외 크루즈 관광객은 확정 19척, 미정 3척 등 모두 22척에 1만2700여 명으로 집계됐다. 35척 2만348명이었던 지난해에 비해 13척 7600여 명이 줄었다.

지난해 세 차례 부산항에 왔던 세계적인 호화 크루즈선인 사파이어 프린세스호도 올해는 한 차례밖에 오지 않는다.

좋은 시설을 갖추고도 오히려 관광객이 줄고 있는 것은 당국이 크루즈 선박 유치에 소홀히 했기 때문이다. 세부적인 계획은 세우지 않고 시설만 지은 셈이다.

크루즈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말까지 유관기관이 참여하는 ‘해양관광산업 활성화 추진협의회’를 만들기로 했던 시와 부산항만공사는 아직도 협의회를 구성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이나 싱가포르처럼 크루즈선이 들어오면 접안세를 감면하거나 대대적인 환영행사를 여는 등 당국의 정책적 지원이 부족한 것도 한 원인이다.

▽전망과 대책=관광업계는 크루즈관광을 ‘황금 알을 낳는 거위’에 비유한다. 울산, 경주, 한려해상과 가까운 부산은 천혜의 자연조건과 관광지를 끼고 있어 체험이나 참살이 프로그램 등을 곁들이면 엄청난 부가가치를 낳을 수 있다는 것.

업계에서는 크루즈와 관련한 다양한 관광코스 및 상품 개발과 국제회의나 세미나 유치, 적극적인 해외 마케팅 등으로 다시 찾고 싶은 부산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해외 관광객을 유치하는 관광업체에 주는 정책 장려금을 크루즈 관광업계에 주는 것도 풀어야 할 과제다.

특히 부산항이 크루즈의 모항이 되도록 크루즈펀드를 조성해 배를 건조하는 등 정책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