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는 세상에 한 모델의 승용차만 생산이 가능하다면 자신들의 ‘콰트로’ 시리즈가 선택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콰트로는 4륜구동이어서 전륜 및 후륜 구동의 단점을 상쇄하고 눈길과 비포장도로에서도 다른 차들보다 달리기 실력이 우월하므로 그들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콰트로가 장점이 많긴 하지만 전륜구동의 간소함과 경제성을, 후륜구동의 핸들링과 감성적인 다이내믹함을 희생시켰다는 점을 간과하면 안 된다. 그 대신 얻은 것은 밋밋한 가속감과 위화감이 느껴지는 핸들링이다.
아우디가 최근 내놓은 고성능 슈퍼세단 ‘S6’와 ‘S8’은 콰트로의 장점과 단점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모델이다. S6은 435마력, S8은 450마력으로 V형 10기통 5200cc급 엔진을 함께 쓴다. 실제 측정한 시속 100km까지의 가속력은 S6 5.5초, S8 5.4초로 제원보다 각각 0.3초 정도 늦었다. 제한속도인 시속 250km까지는 허무할 정도로 쉽게 도달한다. 총알 같은 가속력이지만 운전자에게 전달되는 속도감은 낮다. 운전자의 아드레날린 분비를 증가시켜야 한다는 고성능 스포츠 세단의 의무를 다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비슷한 출력의 후륜구동 차량이었다면 식은땀이 흐르는 게 정상이다. 그러나 한계 속도로 코너를 돌아 나오다 직선이 보이기 시작하는 부분에서 급가속을 하면 후륜구동들은 꽁무니가 밖으로 미끄러지는 오버스티어 현상을 보여 충분한 출력을 쓰지 못하는 반면, 이 녀석들은 강한 출력을 아스팔트로 고스란히 전달하며 힘차게 튀어 나간다. 4개의 바퀴가 고르게 출력을 나눠 쓰기 때문이다.
밋밋하다고 불평을 하긴 했지만 사실 두 차종 모두 고출력에 길들여지지 않은 운전자들에게는 오금이 저릴 정도로 정신없이 빠르고 짜릿하면서도 안정적이다.
승차감은 S6의 경우 RS4의 거친 느낌이 남아 있지만 S8은 조절식 서스펜션(현가장치) 덕택에 단단하면서도 고급스러움을 잃지 않았다. S8(1억8130만 원)은 S6(1억5590만 원)에 비해 2540만 원 비싸지만 디자인 출력 승차감 편의장비 등을 감안하면 S8의 가격대비 가치가 더 높다고 생각된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