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위원회(위원장 조창현)는 5일 경인TV를 경기·인천 지상파 민방TV 사업자로 조건부 허가 추천하기로 의결했다. 이 지역의 민방이었던 경인방송(iTV)은 2004년 12월 재허가 추천을 받지 못해 정파(停波)됐다.
방송위는 이날 허가 조건으로 ‘프로그램 편성 시 특정종교 편향 지양’ ‘최초 3년간 최대 주주와 관계인의 경인TV 대표 및 편성책임자 임명 금지’ 등을 달았다.
경인TV는 허가추천서를 받은 뒤 정보통신부 허가와 시험방송을 거쳐 이르면 10월경에 방송을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경인TV는 지난해 4월 허가추천 대상자로 선정됐으나 최대 주주인 영안모자와 주요 주주인 CBS의 경영권 다툼으로 절차가 늦춰졌다. CBS의 추천을 받은 신현덕 전 대표가 백성학 영안모자 회장의 국가정보 유출설을 폭로하고, 경인TV는 신문광고로 CBS를 비난하면서 양측의 갈등이 증폭됐다.
방송위는 이에 대해 경인TV에서 방송법상의 문제가 발생할 경우 영안모자가 지분을 처분하겠다는 항목의 이행각서를 받고 허가 추천서를 내주기로 했다.
경인TV는 2005년 9월 경기북부지역 267만 명이 경인민방의 방송권역으로 추가되면서 가시청 인구가 1300만 명으로 iTV 때보다 크게 늘어났으며 케이블을 통해 서울 일부 지역에도 역외 재송신할 수 있어 수도권을 두고 SBS의 견제를 크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
SBS 관계자는 “미디어 시장이 워낙 좁기 때문에 새로운 경쟁자가 들어오는 것에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근 선문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경인TV가 방송권역도 넓어지고 조건이 좋아졌지만 미디어 경쟁이 치열해 SBS처럼 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