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2명이 처음으로 사법시험 1차에 합격했다.
법무부는 5일 올해 치러진 제49회 사법시험 1차 합격자 2808명의 명단을 발표하면서 서울대 법대에 재학 중인 시각장애인 최민석(24) 씨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또 다른 최모(26) 씨가 합격자 명단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최민석 씨는 서울대가 특수교육 특별전형을 실시한 이래 1급 시각장애인으로는 처음으로 2004년 법대에 합격하면서 세상에 이름을 알렸다.
초등학생 때인 1992년 녹내장으로 시력을 완전히 잃은 최 씨는 3년간 기도원에서 절망에 빠진 마음을 추스른 뒤 특수학교에서 공부에 매진해 대학에 합격했다.
대학 합격 당시 그는 “장애인들의 권익 문제를 제도적으로 풀어 주는 변호사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 씨는 법전과 수험용 서적을 일일이 텍스트 파일로 만든 뒤 컴퓨터로 음성화해 공부하는 등 남다른 노력을 기울여 시험을 준비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는 지난해 사법시험부터 시각장애인들에게 음성 지원 프로그램을 탑재한 컴퓨터가 있는 별도의 시험실에서 점자로 된 문제지를 제공하고 일반 응시자들보다 2배 긴 시간 동안 시험을 치르도록 배려했다. 지난해와 올해 각각 3명의 시각장애인이 응시했다.
2명의 시각장애인 합격자는 2차 시험에서도 음성 지원 컴퓨터로 시험을 치르며 시험 도중 장애인 전담 시험관리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시험 시간은 일반 응시자의 1.5배다.
한편 올해 사법시험 1차에는 1만8114명이 지원해 6.45 대 1의 경쟁률을 보였으며, 합격점수는 평균 73.14점(총점 256점)으로 작년 79.57점(총점 278.5점)보다 6점가량 낮아졌다.
6월 19일부터 4일간 치러지는 2차 시험은 지난해 1차 시험 합격자 2398명을 합한 5206명에게 응시자격이 주어져 약 5.2 대 1의 경쟁률이 예상된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