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6일 "국가가 체계적으로 영어교육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은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 반드시 해야 할 선제적인 투자"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교육방송(EBS) 본사에서 열린 'EBS 영어교육채널 개국 행사'에 참석, 축사를 통해 "우리는 지금 세계와 호흡하지 않으면 생존도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고, 세계와 함께 호흡하기 위해서는 영어가 꼭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지난해 어학연수와 유학비용으로 해외에 지출된 돈이 4조4000억 원에 이르고, 영어 사교육비만 10조 원이 훨씬 넘는다고 한다"며 "비용도 비용이지만 이 과정에서 생기는 교육기회의 불균등이 계층 이동을 가로막고 사회적 통합을 어렵게 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정부는 글로벌 시대에 맞는 영어교육 혁신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적극 추진해 나가고 있다"며 ▲내년에 2400억 원을 투입하는 등 2009년까지 전국 1300개 초등학교에 영어체험센터를 설치하고 ▲2010년까지 모든 중학교에 원어민 교사를 배치하며 ▲2015년까지는 영어교사라면 누구나 영어로 수업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교과과정 개편도 말하기, 쓰기 등 영어 표현능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지금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9000명 규모의 제주영어타운은 올해 상반기 중에 기본구상을 확정하고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가게 된다"며 "서민과 중산층 자녀도 해외연수 못지않은 영어교육을 아주 저렴한 비용에 제공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가장 기대가 큰 것은 역시 EBS 영어교육채널로, 국민 누구나 각자에게 필요한 교육방송을 안방에서 편안하게 학습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산간벽지와 같은 취약지역에서도 저렴하게 영어교육방송을 시청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강구해보겠다"고 약속했다.
EBS 수능강의에 대해 노 대통령은 "사교육비 경감과 지역간 교육격차 해소에 크게 기여해왔다"며 "어린이부터 중고등학생, 학부모, 교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청자층을 대상으로 프로그램도 잘 짜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노 대통령은 "우리 다함께 노력해서 영어도 잘하는 나라가 되자"며 "그래서 세계는 우리 안에 들어오고 우리는 세계를 향해 당당하게 나아가는 대한민국을 만들어나가자"고 당부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