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자유형 남자 400m에서 아시아 선수로 최초로 금메달을 따낸 '수영 신동' 박태환 선수.
5일 오후 2시 서울시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6층 스피드 매장에서 첫 팬 사인회를 가진 그는 순진남 그 자체였다.
이날 박태환은 파괴력있는 스퍼트를 내며 보여줬던 카리스마는 접어 둔채, 시선을 어디다 둬야할지 모르는 순진남의 모습이었다.
모자를 푹 눌러쓴 박태환에게 백화점 관계자는 "모자를 돌려서 얼굴을 보여주면 좋겠다"고 제안했지만 박태환은 고개를 푹 숙인 채 '싫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사인을 해주면서도 박태환은 수줍음을 감추지 못하고 제대로 눈도 맞추지 못했다. 그동안 안면을 터온 스피도 관계자만을 이따금 바라볼 뿐이었다.
행사 시작 15분 전에 백화점에 도착한 박태환은 20~30m 앞에 자신의 사인을 받으려 줄 서 있는 인파를 보더니 놀라는 표정을 짓더니 긴장이 되는 듯 화장실부터 찾기도 했다.
이날 박태환의 사인을 받기 위해 몰린 인파는 300여 명으로 대부분이 10대 후반~20대 초반의 여성들. 중년 부인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박태환은 이날 강남의 한 백화점에서 한 차례 더 팬사인회를 마친 뒤 몸 검진을 위해 한 병원에 8일까지 입원한 뒤 9일부터 경기고에 수업을 듣기 위해 등교할 예정이다.
박태환은 "2월부터 해외 전지훈련을 하느라 3학년 진급 뒤 단 한차례도 수업을 듣지 못했기 때문에 수업일수를 맞추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전창 기자 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