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어휴~ 나이는 자꾸 먹고 이번이 마지막 기회인데, 옮겨야 될까. 만약 옮겼다가 적응을 못하거나 일이 내게 맞지 않으면 어떡하지?’
며칠 전 경쟁사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은 이정현(35ㆍ웹 디자이너) 씨는 요즘 밤잠을 못 이룬다. 기회가 오면 좀더 조건이 좋은 회사로 옮겨야겠다고 생각은 해왔으나, 막상 제의가 들어오자 이것저것 생각하느라 머리가 복잡해진 것.
내일까지 결정해 달라는 헤드헌터의 독촉에 오늘은 마음이 더 심란하다. 고민 끝에 얼마 전 회사를 옮긴 친구를 만나 조언을 구해봤지만 “결국 ‘선택’은 네가 하는 것이고 책임도 네가 질수 밖에 없는 것 아니냐. 어쩌면 남은 일생을 좌우하는 일인데 잘 ‘선택’하라”는 지극히 당연한(?) 말만 들었다.
어떤 남자가 1천만 원을 모으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저축했다. 언젠가 닥칠지 모르는 불의의 사고에 대비하려면 1천만 원은 갖고 있어야 할 것 같아서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목표에 도달할 무렵이면 어김없이 걱정했던 불의의 사고가 터져 돈을 모두 쓰게 된다. 어째서 이런 일이 매번 생기는 것일까?
남자에게는 무의식중에 ‘나쁜 선택’을 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 또는 미래에 무슨 사고가 일어나는 것은 아닐까?’라고 항상 걱정하고 있었다는 말이다. 요컨대 걱정도 정도가 지나치면 그런 상황이 일어나길 간절히 원하는 것과 똑같은 심리 상태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인간은 의식하건 의식하지 못하건 인생을 살면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선택을 하게 된다.
하루에도 ‘지금 일어날까. 아침은 먹을까. 어떤 옷을 입을까. 신발은. 이 일을 오늘 할까. 상사에게 뭐라고 보고할까. 퇴근 후에 한잔할까. 누구랑 먹을까. 안주는. 집에는 몇 시에 갈까.’ 등등.
이런 ‘선택’에 관해 한번쯤 깊이 생각해보고 싶은 사람에게 사토 도미오의 ‘선택’(대교베텔스만)을 권한다.
저자는 현재의 내 모습은 내가 과거에 내렸던 모든 선택의 결과물로 만들어졌고, 미래의 내 모습 또한 앞으로 겪게 될 수많은 선택으로 결정된다고 말한다.
자신의 선택하는 능력을 깨닫고 그것을 좋은 방향으로 활용하기만 한다면 놀랄 정도로 짧은 시간에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한다.
자! 그렇다면 내 인생의 ‘좋은 선택’과 ‘나쁜 선택’은 어떤 것이 있을까. 부디 ‘선택’에서 해답을 찾아보기 바란다.
◇선택/ 사토 도미오 글ㆍ이수미 옮김/ 176쪽/ 9,800원/ 대교베텔스만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