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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정권 “탄탄대로 보인다”… 日지방선거 자민당 선전

입력 | 2007-04-09 03:04:00


8일 실시된 일본 도쿄(東京)도지사 선거에서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74) 도쿄도지사가 3선에 성공했다.

무소속으로 출마해 집권 자민·공명 양당의 지원을 받은 이시하라 지사는 민주·사민 양당의 지원을 받은 미야기(宮城) 현 지사 출신 아사노 시로(淺野史郞·59) 후보와 공산당 추천의 요시다 만조(吉田萬三·59) 후보 등의 도전을 물리쳤다.

소설가 출신으로 일본의 대표적인 극우 논객이기도 한 이시하라 지사는 이로써 1999년 첫 도쿄도지사 당선 이래 두 번째 연임에 성공해 “일본의 변화를 도쿄에서부터”를 계속 주장할 수 있게 됐다.

이날 일본 전국에서 일제히 실시된 제16회 통일지방선거는 올여름 참의원 선거로 이어지는 ‘정치 결전의 제1막’이라 불리며 주목을 받았다. ‘수도(首都) 결전’에서 공동 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이 제1야당인 민주당을 물리친 데다 다른 지역에서도 전반적으로 여당 측의 우위가 드러나 향후 일본 정치의 전개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에서는 도쿄 등 13개 광역지방자치단체장과 삿포로(札幌) 등 4개 정부지정시 시장, 44개 광역자치단체와 15개 정부지정시의 지방의원을 선출했다.

이 중 지사 선거구의 경우 도쿄와 홋카이도(北海道) 이와테(巖手) 가나가와(神柰川) 후쿠오카(福岡) 지역에서 여야당이 실질적으로 대결해 자민당이 3곳(도쿄, 홋카이도, 후쿠오카), 민주당은 2곳(이와테, 가나가와)에서 승리했다.

표면상으로는 자민당의 ‘판정승’으로 보이지만 도쿄도지사가 갖는 상징성을 감안하면 자민당으로서는 성공한 것으로 자평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아베 총리는 22일의 후쿠오카, 오키나와(沖繩)의 참의원 보궐선거와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강력한 정권 운영에 나설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반면 민주당은 도쿄도지사 선거 승리를 통해 7월 참의원 선거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던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이시하라 지사는 임기 중에 아들을 도 관련 사업에 끌어들이는 등 ‘도정의 사물화’와 호화 해외출장 등으로 물의를 빚기도 했으나 강력한 리더십 등을 무기로 한 대중적 인기에 힘입어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그는 1999년 처음 도지사로 당선된 뒤 인종 차별과 성차별 발언을 계속해 온 데다 일본의 재무장을 주창하는 등 일본의 보수우경화를 주도해 그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으로 대북 강경론이 대두될 당시에는 일본의 대표적인 보수 일간지인 산케이신문의 기고문을 통해 일본의 핵무장을 선두에서 주장하기도 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