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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상도동계 숙적들 “또 만났네”

입력 | 2007-04-09 03:04:00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간의 경선 레이스가 김영삼(YS) 전 대통령을 정점으로 하는 옛 민주당 상도동계(민주계) 인사 간의 대리전 양상으로 펼쳐지고 있다.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 양측 캠프의 핵심 포스트에는 민주계 인사들이 상당수 포진해 있다. 민주계는 YS 정부 시절 서로 권력 다툼을 벌이며 일부 중진을 중심으로 분파돼 정적(政敵)으로 맞서다가 이번 경선에서 또다시 맞붙은 것.

특히 서청원 전 대표와 김무성 의원을 중심으로 하는 YS 직계 라인과 최형우 전 장관 계보로 분류되는 이재오 최고위원, 안경률 의원 등 간에는 불꽃 튀는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YS 직계는 박근혜 캠프 합류=박 전 대표의 경선 캠프는 주로 민주계 핵심 인사들이 주도하고 있다. 9일 박 전 대표 지지를 공식 선언할 예정인 서청원 전 대표는 YS 직계로 분류되는 민주계 인사들. ‘친박(親朴) 성향’으로 분류되는 김덕룡 의원도 YS 비서실장을 지낸 대표적인 민주계 중진 출신이다.

박 전 대표 캠프의 원내 좌장 격인 김무성 의원은 민주계 핵심이지만 YS 정부 시절 민주계 특정 계파와는 거리를 두었다. 오히려 YS 차남인 현철 씨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범민주계’로 분류되는 4선의 이규택 의원은 김덕룡 의원과 각별한 사이다.

이 밖에 박 전 대표 캠프에서 원외 조직을 관리하고 있는 이성헌 전 의원은 김덕룡 의원의 직계 출신이다.

▽‘최형우 계파’는 이명박 전 시장 지원=이 전 시장 캠프엔 YS 정부 당시 최형우 내무부 장관과 가까운 인사들이 집중 포진해 있다. 캠프의 원내 좌장 격인 이재오 최고위원은 YS 시절 최 전 장관을 공개 지지했던 ‘최형우맨’. 재야 시절부터 최 전 장관과 교분이 두터웠다. 안경률 의원은 최 전 장관이 대선 캠프를 꾸렸을 때 조직을 전담했다.

YS 정부에서 청와대 제2부속실장을 지낸 정병국 의원과 정무비서관을 지낸 이병석 의원도 이 전 시장을 위해 뛰는 범(汎)민주계 인사로 분류된다.

▽YS는 이 전 시장에게 우호적=YS는 지난달 이 전 시장 출판기념회에 참석하며 사실상의 지원 의사를 표명했다. YS는 최근 “왜 그쪽(박 전 대표 캠프)에 많이들 가 있노…”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경선준비위원회에서 이 전 시장을 측면 지원했다는 지적을 받은 김수한 전 국회의장과 중립을 지키고 있는 박관용 전 국회의장, YS 정부 시절 민주계 실세로 군림했던 강삼재 전 사무총장 등의 ‘선택’도 관심을 끌고 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