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는9일 북한 핵문제 해결을 전제로 남북 평화정착 단계를 거쳐 경제 및 정치 통일로 이어지는 내용의 한반도 '3단계 평화통일론'을 발표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외신기자클럽 간담회에 앞서 배포한 연설문에서 "한반도의 통일방안으로 '3단계 평화통일론'을 구상하고 있다"며 "정치적 통일에 성급하게 매달린다면 혼란을 초래하고 통일비용만 커질 뿐이며, 경제통일을 통해 한반도 민족공동체를 만들어 가면 정치통일은 저절로 다가올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 전 대표는 △북핵 완전 제거 및 군사적 대립구조 해소를 통한 평화정착 △남북 경제공동체 건설을 통한 경제통일 △정치.영토적 큰 통일로서의 정치통일을 3단계 통일론의 단계별 핵심내용으로 제시했다.
그는 이어 "남북정상회담도 핵문제 해결에 도움만 된다면 환영이지만, 북핵을 기정사실화 하거나 대선에 정략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것이라면 반대한다"며 "북한은 선군정치를 폐기하고 선민정치로 나와야 하며, 이를 위해 북한이 약속을 이행하면 보상하고 합의를 깨면 불이익을 주는 강력한 '변화의 인센티브'를 줘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핵 협상의 3원칙으로는 △모든 핵무기와 핵프로그램의 완전 폐기 △당근과 채찍의 적절한 사용과 약속시간의 엄수 △6자회담 당사국들간 철저한 공조 등을 제시했다.
그는 또 한미동맹의 발전적 진전을 위한 양국간 '신(新)안보선언'을 제안한 뒤 "6자회담을 통해 북핵문제가 해결되고 북한과 미국.일본의 관계가 정상화된다면 이를 '동북아안보협력체'로 발전시킬 수 있다"며 동북아 지역 다자간 안보협력체 추진을 주장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와 관련해선 "이 정부가 시작했지만, 이를 한국이 다시 도약하는 기회로 만드는 일은 다음 정부의 몫이 될 것 같다"면서 "기업환경부터 확 바꾸고 글로벌 경제에 걸맞은 '미래형 정부'를 만들겠으며, 사람과 기술에 아낌없이 투자하겠다"며 세계와 경쟁할 수 있는 새로운 국가전략을 채택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박 전 대표는 "지도자들이 여기서 이 말을 하고, 저기서는 다른 말을 해서는 장기적으로 우리 국익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신념과 의지를 갖고, 글로벌 시대에 신뢰받는 외교력을 가진 지도자만이 다가오는 태평양 시대를 선도하는 국가로 한국을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