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다음 주말 개인적인 사정으로 일본 도쿄(東京)를 다녀오기 위해 항공권을 사야 했다. 항공권은 이용 항공사, 시간, 좌석등급 등 조건이 같더라도 언제 어디서 구입하느냐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10일 김포∼하네다 노선의 2주 유효 티켓을 온라인 여행사를 통해 알아보니 전일본항공(ANA)이 31만∼33만 원대(세금 및 유류 할증료 별도)로 가장 쌌다. 일본항공(JAL)이 32만∼34만 원대였고 국적기인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은 48만∼51만 원대로 10만 원 이상 비쌌다.
국적기가 외국 항공사보다 훨씬 비싼 이유는 한국인이 많이 이용하기 때문이다. 비행 편수나 시장점유율에서 열세인 외국 항공사는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운임을 낮추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일본에서 출발하는 비행기는 일본 국적기보다 한국 항공사의 항공권이 더 싸다. 또 항공권은 여행사에서 사는 것이 항공사에서 직접 구입하는 것보다 보통 몇 만 원 더 싸다. 여행사를 통하면 유통 마진과 수수료 등이 포함돼 더 비싸야 할 것 같은데 실제로는 가격이 더 싼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항공사가 안정적인 좌석 판매를 위해 여러 개의 좌석을 묶어 각 여행사에 위탁 판매하기 때문이다. 여행사가 ‘도매상’ 역할을 한다는 것. 실제로 여행사에서 판매되는 항공권 물량이 전체의 90% 정도에 이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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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마다 항공권 가격도 다르다. 항공사와 오랜 기간 거래하며 좌석을 많이 팔아 준 여행사에 좀 더 싼 가격의 항공권이 공급된다.
유럽에서는 수년 전부터 저가(低價) 항공사가 우후죽순 생기면서 10만 원 안팎이면 유럽의 대부분 도시에 갈 수 있다. 덩달아 기존 대형 항공사들도 가격을 낮추면서 같은 항공사의 국제선이 국내선보다 더 싼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이 밖에 수개월 전에 미리 예약하면 항공권을 싸게 구입할 수 있다. 출발 직전에 환불 항공권을 대폭 할인해 파는 사례도 적지 않다.
시장에 공급자가 많아 완전경쟁시장에 가까워질수록 경쟁은 치열해지고 가격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유럽의 국가 간 항공은 경쟁시장이 되면서 가격이 싸졌지만, 지금도 많은 나라에서 항공업은 독점 혹은 과점 상태다.
참고로 온라인 항공권업체로는 투어익스프레스, 클럽리치, 와이페이모어 등이 잘 알려져 있다. 탑항공 같은 항공권 판매 전문업체에서는 온라인에서 구하지 못하는 표를 싸게 파는 경우도 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