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페달을 힘차게 밟고 봄의 풍경 속으로 레일바이크는 달린다. 레일바이크는 가족끼리 연인끼리 봄의 정취를 느끼는 데 제격이다. 정선=이훈구 기자
온 산야가 봄옷으로 갈아입었다. 홍매화 진달래 개나리 벚꽃이 지고 나니 자운영 배나무꽃 사과나무꽃 제비꽃이 뒤를 잇는다.
싱그러운 풍광을 찾아 산에 오르고 길을 떠나는 상춘객의 발길이 분주하다. 가족, 연인,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봄을 느끼고 싶을 때 강원 정선은 당일 여행으로 제격이다.
○ 봄맞이 최고의 드라이브 레일바이크
철길 위에서 봄을 만끽할 수 있을까. 봄의 햇살이 쏟아지는 레일 위를 한적하게 달려 보는 기회는 정선 레일바이크가 유일하다. 구절리 역에서 아우라지 역까지 7.2km를 달린다. 가족과 함께 페달을 밟으며 행복을 향해 달린다.
레일바이크는 정선 일대의 석탄과 목재를 나르던 정선선 열차가 폐쇄되면서 레저용으로 개발됐다. 철로(rail)와 자전거(bike)의 합성어로 완만한 내리막길을 시속 10∼20km로 달린다. 앞뒤에 레일바이크 행렬이 있고 수동 브레이크도 장착돼 안전사고 걱정은 없다. 2인승과 4인승이 있으며 인터넷으로 예약이 가능하다. 약 50분간 레일바이크로 간 뒤 풍경열차를 타고 돌아오는데 모두 1시간 30분이 걸린다.
제법 긴 터널을 통과하고 철교를 지나는데 아래로 맑디맑은 송천강이 굽이친다. 철로 주변엔 봄의 정취가 가득하다. 진달래가 화사하고 생강나무 노란 꽃이 시선을 자극한다. 분망한 도시를 떠난 레일바이크 위에서 신록이 맨얼굴로 다가온다.
○ 정선 5일장과 참살이정식 곤드레밥
2와 7로 끝나는 날에 열리는 정선 5일장은 산골마을 정취가 물씬 배어 있다. 할머니들이 직접 재배하고 손질한 무공해 산나물이 그득하다. 달래 냉이 황기 곰취 참나물 두릅 등이 풍성하다. 정선 읍내 중앙로 골목에 있어 찾기 쉽다. 좌판에 걸터앉아 메밀묵 메밀국수 감자부침 올챙이국수 등 향토음식을 옥수수 막걸리에 곁들여 맛보지 않는다면 소중한 추억을 만들 기회를 놓친 셈이다.
주변 식당가에선 곤드레 나물밥(사진)이 유명하다. 곤드레 나물은 강원도에서 많이 나는 고려엉겅퀴의 다른 말이다. ‘곤드레만드레’란 표현으로 오해사기 십상인데 향긋한 곤드레 나물을 넣고 돌솥밥을 짓는다. 양념간장과 참기름에 비벼 먹는 깔끔한 참살이정식이다.
▽여행정보=정선군청 관광문화과(www.jeongseon.go.kr) 033-560-2361, KTX관광레저(www.railbike.co.kr) 033-563-8787
정선 레일바이크를 탔다 봄바람 속에 풍덩 빠졌다
정선=김용길 기자 harri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