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의 계절이다. 특히 올해는 황사의 주요 발원지로 꼽히는 중국 네이멍구 간쑤 성 지역의 고비사막이 어느 때보다 건조해 최악의 ‘황사 테러’가 예상된다. 황사가 한 번 발생하면 공기 중의 미세먼지농도가 평소의 24배까지 치솟는다. 먼지 속에 있는 아황산가스 납 다이옥신 등 중금속 유해물질의 양도 최고 21배까지 늘어난다. 황사는 호흡기 질환을 비롯해 안과 질환, 가려움증 아토피피부염 등 피부 질환을 일으킨다. 특히 체내에 들어온 중금속이 쌓이면 심할 경우 중추신경을 마비시키고 기형아 출산을 유발할 수도 있다.》
함소아한의원 최혁용 원장은 “황사가 심하면 하루에 7잔 이상 물을 마시는 게 좋다”고 말한다. 물을 많이 마시면 체내에 들어온 중금속과 미세먼지가 잘 배출된다. 특히 기관지와 입속에 남아 있는 미세먼지를 희석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최 원장은 “먹는 음식을 조금만 바꿔도 황사로 인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황사철에는 몸 안에 쌓인 유해물질을 배출하는 데 효과적인 ‘디톡스 푸드’를 많이 섭취해야 한다는 얘기다. 황사 발생시 과일과 채소류 등을 충분히 씻어 먹고 길거리 음식을 멀리 하는 것도 ‘황사 테러’에서 몸을 지키는 지혜다.
▽돼지고기=‘호흡기에 쌓인 먼지를 지방 성분이 씻어낸다’는 속설이 퍼지면서 ‘황사에 강한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청나라 왕사웅이 쓴 ‘수식거음식보(隨息居飮食譜)’에는 “돼지고기는 건조한 것을 촉촉하게 하고, 더러운 것을 씻어주고, 담(痰)을 삭이고, 소화를 촉진시킨다”고 적혀 있다. ‘동의보감’은 돼지고기에 대해 “수은 중독과 광물성 중독을 치료한다”고 했다. 한국식품연구원에 따르면 한 달 이상 돼지고기 요리를 꾸준히 먹은 공장 근로자의 체내 납과 카드뮴이 각각 2%와 8% 감소했다.
▽클로렐라=새로 떠오른 황사 대비 음식. 클로렐라의 성분은 간, 신장 등 장기에서 카드뮴의 독성을 중화시키고 조직 손상을 완화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클로렐라에 함유된 칼슘, 아연, 마그네슘 등이 소장에서 혈액으로 카드뮴이 흡수되지 못하도록 막는 역할을 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보건환경연구소는 클로렐라, 시금치, 우엉, 양배추, 팥, 무, 당근 중에서 클로렐라의 다이옥신 체외 배출 효과가 가장 뛰어나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미나리=황사로 인해 인후염이 생기고 편도선이 붓거나 고열 감기가 찾아온다면 미나리가 제격이다. 미나리를 흐르는 물에 잘 씻어 생즙을 내서 마시거나 차로 끓여 마시면 효과를 볼 수 있다. 미나리는 몸속의 열을 없애고 갈증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미나리는 가슴이 답답하고 열이 날 때 목이 마르는 증상을 그치게 한다”고 했다.
▽마늘=마늘에 들어 있는 시스테인과 메티오닌은 강력한 해독작용으로 간을 강화한다. 수은 등 중금속을 배출시키는 알리신 성분도 풍부하다. 만성피로, 어지러움, 식욕 상실, 고혈압의 원인이 되는 수은이 체내에 축적되는 것을 막으려면 유황 성분이 든 음식이 좋다. 유황 성분은 양파, 양배추, 달걀 등에도 있지만 특히 마늘에 많다. 마늘 속 유황 성분은 체내에 들어온 중금속과 결합해 담즙을 거쳐 변으로 배설된다.
▽도라지=한약 처방에 자주 사용되는 도라지는 호흡기의 가래가 기관지 밖으로 쉽게 배출되도록 돕는다. 기침을 치료하며 폐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능력도 뛰어나다. 도라지의 아리고 쓴맛을 내는 사포닌 성분은 결핵을 비롯한 여러 호흡기 질환에서 담을 제거하고 고름을 빠지게 하는 작용도 한다.
▽머위(관동)=머위는 폐 기운을 돋워주고 가래를 삭이는 데 효험이 있어 호흡기 질환의 약재로 많이 쓰인다. 동의보감에서는 “머위는 폐를 눅여 주고 담을 삭이며 기침을 멎게 한다”고 했다.
▽미역 다시마=미역에 포함된 알긴산 성분은 탁월한 중금속 해독 효과가 있다. 알긴산은 일종의 식이섬유로 미역 다시마 등 해조류의 20∼30%를 차지한다. 이 성분은 우리 몸에서 소화 흡수가 잘 안 되고 배설되는데 이때 변의 양을 증가시켜 스펀지가 물을 흡수하듯 중금속, 농약, 환경호르몬, 발암물질 등을 빨아들여 함께 몸 밖으로 나온다.
이호갑 기자 gdt@donga.com
돼지고기 클로렐라 볶음
嶽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