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12로 건 수가 새롭다. 참고1도 백 1로 멀찍이 다가선 뒤 7로 삭감한 실전이 있었다. 백의 구상은 참고2도. 흑 2로 받아주면 백 5로 하변에 자리하겠다는 뜻이다. 이것은 백의 주문이라고 보고 흑도 13으로 ‘멍군’을 불렀다. 흑 15의 협공을 내다볼 때 이 편이 상대를 더 강하게 압박하는 수이기 때문이다. 흑 15로 ‘가’에 거는 것은 백 ‘나’를 당한다.
백 16에 국수는 노타임으로 흑 17로 한 칸 뛰었다. 간명하고 평범한 수다. 국수의 ‘우보천리(牛步千里)’ 기풍이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 장면에서는 흑 ‘다’로 행마하는 게 적극적이었다. 참고3도 백 2, 4의 반발이 겁나기는 하나 흑 13까지 충분히 싸울 수 있다. 백 12로 A에 씌우면 흑 B로 빠져나간다.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