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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후보 중심 6월 신당’ 손·정·정 거론

입력 | 2007-04-16 15:29:00


범여권에서 ‘후보 중심의 6월 신당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대선 승리 가능성이 높은 후보가 깃발을 들고 6월에 신당을 만들면 범여권은 거기에 ‘헤쳐모여’ 형태로 동참한다는 시나리오다.

핵심 후보로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 스스로도 ‘후보중심 통합론’을 강조하고 있다.

손학규 “6월이면 새 세력 윤곽을 보여줄 것”

손 전 지사는 최근 한 언론과 만나 “4~5월에는 새 세력의 기반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고 6월이면 윤곽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새 정치의 토대가 마련되면 폭을 넓혀갈 계획”이라며 “새로 만들어지는 제3의 세력이 한나라당에 대항하는 ‘메인 스트림’(주류)으로 자리를 잡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제3세력’에 대해선 “한국 민주화 역사의 격랑기를 거친 40대 전후 세대가 중심이다. 과거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힌 무능한 좌파가 아닌 실사구시적 글로벌 마인드의 소유자”라며 “(그들과 함께) 보수와 진보의 극단이 아닌 ‘제3의 길’을 찾겠다”고 말했다.

이에 맞장구라도 치듯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은 15일 “후보 중심의 제3지대 대통합이 유일한 현실적 방안”이라며 “소통을 위해 노력을 해왔고 소통도 하고 있다. 5ㆍ18~6ㆍ10 사이에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민주화운동’ 기념일인 6월10일까지는 범여권 대선주자들이 한데 모여 대통합신당의 틀을 만들 수 있을 것이란 얘기다.

정운찬 “깃발 꽂을 테니 뜻있는 사람 모여라”

정운찬 전 총장은 범여권 통합과 관련해 15일 “(대선 출마를) 하게 된다면 내가 깃발을 꽂고 뜻을 같이하는 사람이 오는 방식으로 돼야지, 현역 의원들의 이합집산에 내가 가는 방식은 아니다”고 말했다. 시기는 못 박지 않았지만 ‘선(先) 제3지대 창당, 후(後) 후보 연대’ 형식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그는 “이달 들어 정치인 10여 명을 만났는데 그들은 내게 ‘정치판은 힘들지만 나오면 유리하다’ ‘승산 없는 게 아니다. 싸워 달라’고 했다”며 “나름대로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상황에서 정치인을 만나는 게 도움이 된다”고도 했다. 정치인과 접촉하면서 정치에 뛰어들 시기와 방식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여권에서는 “정 전 총장의 결심이 너무 늦어선 때를 놓친다. 늦어도 6월은 넘기지 않아야한다”는 주문이 나오고 있다.

정동영 “열린우리당이 중심돼선 될 일도 안 된다”

정동영 전 의장은 16일 “열린우리당이 중심이 돼서는 될 일도 안 되는 구조”라며 손 전 지사와 정 전 총장이 범여권 통합에 큰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당 대 당 통합론’과 ‘후보중심론’에 대해 “둘 다 의미 있는 흐름으로 어느 것이 옳다 그르다, 이렇게 배타적인 입장을 보여선 곤란하다”면서도 “정 총장은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손 지사도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통합을) 모색하는 게 도움이 된다. 두 분과 큰 틀에서 함께할 것”이라고 말해 ‘후보 중심 제3지대 신당론’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 “후보중심의 통합은 결국 이합집산”

그러나 통합신당의 한 축인 민주당의 박상천 대표는 이날 당 중도개혁통합신당추진위원회 및 의원총회 연석회의에서 “‘후보 중심 제3지대 신당론’은 이념과 정책을 고려하지 않고 이합집산하겠다는 것이다. 구태정치의 소산”이라고 비판해 후보중심의 통합신당이 결코 순탄치만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김승훈 동아닷컴 기자 h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