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7일 버지니아공대 총기 난사 사건의 용의자가 미국 영주권자인 조승희(23) 씨로 확인되자 유감을 표명하고 교민 안전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한국인 영주권자에 의해 이 사건이 일어났다는 사실에 대해 형언할 수 없는 충격을 받았다고 청와대 대변인인 윤승용 홍보수석비서관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사건 발생 직후 희생자에 대한 애도의 뜻을 표명했으나 조 씨가 용의자로 확인되자 다시 한 번 이번 사건의 희생자와 그 가족, 모든 미국 국민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의 뜻을 표했다.
노 대통령은 또한 이번 사건으로 큰 충격을 받은 동포사회가 미국민과 함께 이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외교통상부는 송민순 장관 주재로 차관, 차관보, 각 실국장 등이 참석하는 대책회의를 열어 이번 사건으로 미국 내 반한(反韓) 여론이 고조돼 한미 관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
정부 당국자는 “이번 사건은 개인이 저지른 개별적인 범죄로 한미 관계에는 아무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어떤 경우에도 인종적 편견이나 갈등의 측면에서 사건이 부각되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 시간) 성명을 발표하고 “학교는 안전하고, 범죄가 없는 배움의 전당이 돼야 한다”면서 “이런 끔찍한 범죄가 발생해 미국의 모든 교실과 온 미국 사회가 충격을 받았고 슬픔에 빠졌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17일 오후 2시 버지니아공대에서 열린 추모집회에 부인 로라 여사와 함께 직접 참석했다.
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