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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전세 명암… 중소형 오르고 중대형 내리고

입력 | 2007-04-18 03:14:00


“일찌감치 전셋집을 마련했어야 했는데….”

다음 달 결혼을 앞둔 회사원 김모(33) 씨는 요즘 서울 강남 일대를 돌아다니며 신혼살림을 할 보금자리를 찾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

그도, 예비 신부도 직장이 강남이라 강남구 개포동 주공아파트를 눈여겨보고 있는데 이 아파트 13∼17평형 전세금이 8000만∼1억3000만 원으로 올해 초보다 1000만∼2000만 원 올랐기 때문. 그나마 물량도 거의 없다.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가 매매가는 물론 전세금도 속속 떨어지고 있지만 10∼20평형대 전세금은 꾸준히 오르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포이동 15평형 2000만원 상승

김 씨는 “개포동뿐 아니라 포이동, 수서동 일대 중소형 아파트도 둘러봤지만 지난해보다 모두 올랐다”며 막막해 했다.

실제로 중소형 위주인 강남구 수서동 신동아 아파트도 15∼21평형 전세금이 1억∼1억4500만 원으로 지난해보다 1000만∼2000만 원 상승했다. 아파트가 아닌 다가구주택도 마찬가지여서 강남구 포이동 15평형 전세금은 지난해 1억1000만 원에서 올해 1억3000만 원으로 올랐다.

반면 강남구 도곡동 렉슬아파트 중대형은 33평형이 올 1월 5억 원에서 현재 4억7000만 원으로, 43평형은 6억5000만 원에서 6억 원으로 떨어지는 등 1월보다 3000만∼5000만 원 내려갔다.

도곡동 경남아파트도 31평형 전세금이 지난해 말 3억7000만 원에서 최근 3억3000만 원으로 떨어졌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강남구의 31∼40평형 전세금은 지난해 12월 2.48% 올랐지만 지난달에는 1.41% 하락했다. 반면 20평형 이하는 3월에만 2.5% 올랐다.

○평형별 수급 불균형 등이 원인

이 같은 추세는 우선 올해 도곡동, 대치동 등에서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 3200여 채가 대부분 30∼40평형 이상으로 구성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중소형 아파트는 기존의 개포동 주공아파트 등으로 물량이 한정돼 있다.

또 9월 분양가 상한제가 실시되면 신규 분양 아파트 값이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실수요자들이 작은 평형의 전세 아파트를 찾고 있는 것도 한몫하고 있다.

독신, 만혼(晩婚) 등으로 1인 가구가 점차 늘면서 중소형 수요가 늘어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작년 7월 발표된 정부의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2000∼2005년 1인 가구는 연평균 8만9000가구가 늘었다.

부동산정보업체인 스피드뱅크 박원갑 부사장은 “1인 가구는 늘어난 반면 오피스텔과 다가구주택 공급은 정부 규제로 계속 줄어들어 중소형 아파트의 전세물량 부족은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