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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용 기자의 보험 이야기]보험사 등급 매겨 볼까

입력 | 2007-04-18 03:14:00


소비자들은 보험에 들 때 대체로 개별 상품보다 회사를 먼저 본다. 전문가들도 좋은 보험사가 좋은 상품을 팔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동의한다.

그럼 보험사는 어떻게 고를까. 경영자는 순이익이 많은 보험사에 높은 점수를 주는 반면 소비자는 서비스의 질을 중시한다. 관점에 따라 ‘좋은 보험사’라고 판단하는 기준이 다를 수밖에 없다.

문제는 소비자 관점에서 좋은 보험사를 가릴 만한 객관적 기준이 거의 없다는 데 있다.

금융감독원은 민원평가 결과를 기준으로 삼을 만하다고 했다. 민원이 적을수록 소비자 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는 것.

작년 하반기(7∼12월) 보험사 민원평가 결과에 따르면 생명보험사 중에선 삼성생명과 동부생명이 1등급(우수)을 받았다. 손해보험사 중에선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삼성화재, 동부화재가 1등급이었다. 하지만 금감원이 밝힌 ‘종신보험계약 유지 현황’ 자료에는 1등급 보험사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가 반드시 높은 건 아니라고 해석할 수 있는 통계가 있다.

삼성생명의 1996년 기준 종신보험 신규계약 7만9192건 가운데 지난해 말까지 유지된 계약은 1만8136건으로 계약유지율이 22.9%에 그쳤다. 많은 계약자가 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하고 중도 해지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반면 민원평가 결과 3등급(보통)을 받았던 금호생명(77.9%), 미래에셋생명(33.3%), ING생명(27.1%)의 계약유지율은 삼성생명보다 높았다. 손보사 중에선 민원평가 1등급인 현대해상의 2006년 3월 말 기준 장기보험 계약유지율이 전체 보험사 평균치에 못 미쳤다.

일부 보험사 관계자들이 “민원 취하 조건으로 보상금을 더 주기도 한다”고 전할 정도니, 민원평가 결과를 보험사 선정의 절대적 기준으로 삼기 어려워 보인다.

소비자로선 규모만 큰 보험사보다는 부실자산 비율, 지급여력 비율 등 건전성과 안전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게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보험소비자연맹 홈페이지(www.kicf.org)에 있는 ‘내가 찾는 보험사’ 코너에서 건전성, 안전성, 규모, 수익성 등 4가지 기준에 따른 보험사 순위를 확인할 수 있다.

leg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