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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총기난사 용의자는 한국인]대학당국 허술한 대응 도마에

입력 | 2007-04-18 03:14:00


미국 버지니아공대 총격 참사 과정에서 대학 당국과 대학 경찰의 늑장 허술 대응이 참사를 키웠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대학 측은 처음 기숙사에서 2명을 살해한 범인이 대학 캠퍼스를 떠났을 것으로 추정했다며 당시로서는 최선의 정보를 활용한 판단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첫 총격이 있고 2시간여 후 강의동에서 희생자가 대량 발생할 때쯤에야 캠퍼스 전체에 위험을 알리는 e메일을 보내는 등 대응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이 대학 찰스 스티거 총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런 문제들에 대한 질문이 쏟아지자 “대학 당국은 오전 7시 15분 첫 신고가 들어왔을 때 외부 침입자가 아닌 내부자 소행이며 범인이 달아난 것으로 잘못 생각했었다”고 답했다.

그는 기숙사에서 총격 사건이 나자 즉시 기숙사 출입문을 폐쇄하고, 900명을 수용한 기숙사 각 방을 돌며 경고할 수 있도록 사감들에게 전화 통지가 갔으며, 보안요원들을 기숙사에 배치하고 대학 구내 전체에 대한 순찰도 시작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학 구내 전체에 대한 출입금지를 지시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기숙사에 거주하지 않는 학생 수천 명이 오전 8시 수업을 듣기 위해 드넓은 구내 곳곳의 주차장에서 쏟아져 나오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 대학 관광학과 강사인 현성엽 씨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총기난사 사건 현장에서 불과 80여 m 떨어진 강의실로 출근했다가 겪은 공포의 시간을 떠올리며 학교 측의 늑장 대처와 부실 대응을 질타했다.

현 씨는 학교에서 최초의 총격 사건이 발생한 지 2시간이 지난 오전 9시 20분경 집에서 받은 e메일에는 “학교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며 수상한 사람을 신고하라는 대수롭지 않은 내용이 담겨 있었다”며 “평소와 다름없이 출근해 강의를 하다가 경찰차와 앰뷸런스 사이렌 소리를 듣고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공포에 떨어야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블랙스버그=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