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인천 우세→16일 인천과 뉴델리 경합→17일 인천 확정.’
2014년 아시아경기대회 유치전은 인천이 최종 개최지로 결정되기까지 역전을 거듭한 드라마였다.
인천 유치위는 14일 쿠웨이트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유치가 거의 확실한 것으로 믿었다.
하지만 두 도시의 유치 홍보전이 본격화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뉴델리 유치위는 인도의 아름다운 자연과 독특한 문화, 30만 명이나 되는 쿠웨이트 교민을 앞세워 각국 올림픽위원회 대표들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특히 란디드 싱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사무총장을 비롯해 OCA 관계자 상당수가 인도 사람이어서 인천에 비해 뉴델리 유치위는 상대적으로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인천 유치위는 외부 인사를 만날 때 ‘입조심’을 지시했다. 최종 프레젠테이션 자료와 인천 시설 현황 등의 자료 유출에 각별한 신경을 썼다.
뉴델리 유치위는 막판에 “2014년 아시아경기를 유치하면 선수단의 항공료와 체재비를 모두 부담하겠다”는 선심성 제안으로 역전을 노렸다.
이에 인천 유치위는 스포츠 약소국 지원 프로그램인 ‘비전 2014’와 항공료, 숙박비 지원 카드로 승부수를 던졌다.
17일 현장에 도착한 아시아경기 스타들은 인천 홍보전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OCA 총회가 열린 메리엇호텔 2층 회의장 앞에서 인천 깃발을 휘날리며 “인천!”을 외쳤다.
1000명 남짓한 쿠웨이트 교민은 인천 홍보 부스에 살다시피 했다. 자녀들도 수업을 마치면 인천을 알리는 데 힘을 보탰다.
인천 유치의 주역인 신용석 유치위원장은 “2년 가까이 아시아를 돌며 만났던 OCA 관계자들이 인천을 믿어준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의 2014년 아시아경기 유치는 유치위가 2년 가까이 밤잠을 설쳐 가며 미래의 스포츠 축제를 구상하고 이를 아시아 국가에 알린 값진 승리였다.
쿠웨이트시티=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