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꺼풀이 처지면서 시야를 가려 불편을 겪는 농촌 지역 노인 200여 명에게 13년 동안 무료로 성형 수술을 해 주는 의사가 있다.
전북대병원 성형외과 양경무(55·사진) 교수와 그가 이끄는 이 대학 성형외과 의료봉사단.
양 교수는 1995년부터 1년에 한두 번씩 고창과 부안, 무주, 진안, 임실 등 전북의 농촌 벽지를 찾아다니며 형편이 어렵거나 홀로 사는 노인들에게 무료로 ‘상안검 성형술’과 ‘안검하수 교정술’을 해 주고 있다.
상안검 성형술은 눈 위에 늘어진 피부를 제거하고 쌍꺼풀을 만들어 주는 수술이며, 안검하수 교정술은 처진 눈꺼풀을 들어 올리는 수술로 노인들은 대부분 두 가지 수술을 동시에 해야 한다.
그러나 두 가지 수술에 비용이 300만∼400만 원이나 들고 미용 수술이라는 인식이 여전해 형편이 어려운 노인들은 엄두를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농촌 출신으로 가난한 어린시절을 겪은 양 교수는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불편을 겪는 노인들이 돈 때문에 수술을 하지 못한다는 말을 듣고 안타까운 마음에 봉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농촌 구석구석을 찾아 수술 봉사를 나갈 때마다 이 대학 성형외과 출신 교수와 전공의 등 10여 명이 팀을 이루기 때문에 봉사하는 날이 자연스럽게 ‘홈커밍데이’로 자리 잡았다.
올해는 이 대학 출신 개업의까지 참여해 지난달 24일 임실 지역 노인 18명을 무료로 수술해 주기도 했다.
성형외과학회에서 ‘성형 봉사의 날’을 따로 정해 안검성형술 의료봉사활동을 전국적으로 펼치게 된 것도 양 교수가 이끄는 봉사단의 영향이 크다고 한다.
전북대병원 의료봉사단장으로 중국과 캄보디아를 찾아 봉사활동을 하기도 한 양 교수는 “앞으로 전남과 충남 등 다른 지역으로 봉사 활동을 넓혀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