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도 인기 있는 미국 드라마 ‘CSI 라스베이거스’. 한 수사관이 용의자를 조사하던 중 이런 말을 한다. “렉서스를 몰면서 돈이 궁하다는 건 앞뒤가 안 맞아.”
자동차의 나라 미국에서도 고급차로 인정받는 브랜드. 렉서스는 비교적 짧은 역사에도 뛰어난 성능과 스타일로 세계를 주름잡는 프리미엄 자동차의 위상을 굳혔다.
렉서스는 ‘럭셔리(Luxury)’와 법과 기준을 뜻하는 라틴어 ‘렉스(Lex)’의 합성어. “언제 어느 때든 운전자에게 ‘소유의 즐거움’을 선사한다”는 철학이 이름에 담겨 있다.
일본의 도요타자동차는 본래 코롤라, 캠리 등 실용적 모델에 주력하던 자동차 회사였다. 그러나 1983년 당시 경영진이 “세계 최고와 어깨를 겨루겠다”고 선언하면서 렉서스 탄생으로 이어졌다.
세계 최고를 향한 노력은 엄청났다. 약 4000명의 24개 엔지니어링 팀이 구성됐다. 1000여 개의 시제 엔진과 450여 대의 시험 차량을 만들었다. 몇 년간의 연구와 개발 끝에 1989년 9월 8기통 엔진의 대형 세단 ‘LS’가 출시되면서 신화는 시작됐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는 갑부나 명사들의 구매 타깃이 됐다. “도서관보다 조용하다”, “영혼을 울릴 뿐 다른 진동은 없다”는 등의 찬사가 잇따랐다. 안락함과 정숙성은 각종 조사에서 최고로 꼽혔다.
인기는 세단에서 멈추지 않았다. 럭셔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즉 ‘LUV’란 개념을 탄생시킨 ‘RX’, 프리미엄 스포츠세단 ‘GS’ 등 출시되는 차마다 화제였다. 장애인을 위한 차, 고급 하이브리드 차량 등으로 품격 높은 브랜드 이미지를 쌓아 갔다.
한국 시장에서도 호평 받았다. 2001년 소개된 뒤 빠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패밀리 세단 시리즈인 ‘ES350’은 수입차 시장의 베스트셀러다. 지난해 11월 내놓은 플래그십 세단 ‘LS460’은 단일 모델 최대 판매를 기록했다.
렉서스는 최고를 지향한다. 품질과 품격, 첨단 기술 등 모든 면에서 최상을 추구한다. 소유만으로도 가치를 인정받으려는 렉서스의 노력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