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입자동차 시장의 키워드는 ‘확산’이다. 차종이 풍부해졌고, 같은 차종이라도 배기량이나 옵션 등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고객 층도 일부 층에 국한되지 않고 훨씬 다양해졌다. 수입차를 판단하는 안목도 높아졌다. 단순히 품위나 스타일만이 기준이 되진 않는다. 꼼꼼히 성능을 따지고 가격을 비교한다. 자신의 예산에 맞춰 합리적으로 구매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 지불한 돈이 같다면 좋은 선택을 했다는 소리를 듣고 싶은 게 인지상정. 가격 대비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 차량을 살펴봤다.(가격은 모두 부가세 포함)》
○ 젊은 층이 선호하는 실속 있는 엔트리카
뒤태가 아름다운 볼보의 ‘C30’(3290만 원)은 해치백 스타일의 실용적인 도시형 자동차. 볼보 대형 세단 S80에 장착된 안전장치를 모두 갖췄다. 작은 사이즈에도 승차감이 좋고 인테리어 공간이 비교적 여유롭다. 국내에 선보인 2.4i 엔진은 170마력에 최고속도가 시속 215km에 이른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푸조의 ‘307SW HDi’는 감각적인 디자인의 크로스오버 디젤 세단. 가족 레저용으로 적당하다. 하늘이 환히 드러나는 ‘문라이트 글라스 루프’가 매력적이다. 배기량이 2000cc이지만 최고출력은 138마력에 이른다. 3550만 원.
올해 메르세데스벤츠가 국내에 선보인 ‘마이 비(My B)’는 안전성과 주행성능이 두루 뛰어난 엔트리카다. 지난해 유럽 신차평가프로그램(NCAP) 충돌 테스트에서 최고 등급을 받았다. 최고속도는 시속 190km에 제로백은 10.2초. 3690만 원에 ‘벤츠의 별’을 몰아볼 기회다.
역동적인 드라이빙의 대명사인 폴크스바겐 골프 ‘GTI’도 가격 대비 가치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다. 200마력의 강한 파워, 최고속도 시속 233km에 제로백은 6.9초. 2007년 서울모터쇼에는 국내에서 50대만 한정 판매하는 모델 ‘GTI 파렌하이트’를 선보였다. 4050만 원.
주행성능과 코너링, 민첩성 등 3박자를 갖춘 BMW의 ‘뉴 320i’(4520만 원)도 가치가 높다. 밸브트로닉 기술을 사용한 4기통 엔진에 효율 높은 6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됐다. 7시리즈의 엔진 스타트 스톱 버튼과 5시리즈 이상에 제공되는 런플랫 타이어(펑크가 나도 시속 80km로 250km 주행 가능)도 적용됐다.
○ 동급 최고…고급 세단이라도 옵션이 다르다
지난해 10월 인피니티가 세계 최초로 한국에 선보인 ‘뉴 G35 세단’.
자동차 분석회사인 ‘워즈 오토월드’가 세계 10대 엔진으로 13년 연속 선정한 VQ35HR엔진을 갖췄다. 315마력 최대토크 36.5kg·m를 자랑한다. 좌석을 조절하면 자동으로 스티어링휠과 사이드미러가 조절되는 시스템도 동급에선 찾기 힘들다. 프리미엄 버전이 4750만 원.
혼다의 기술이 집약됐다는 프리미엄 세단 ‘레전드’(6780만 원). 진화된 4세대로 296마력의 힘을 내세운다. 뒷바퀴의 좌우 구동력까지 배분하는 4륜 구동 자유제어 시스템이 눈에 띈다. 엔진 실린더 헤드커버에 마그네슘을 채용하는 등 엔진 경량화와 소형화를 실현했다.
‘STS 3.6L’(6780만 원)은 세계 중대형 세단 시장을 겨냥한 캐딜락의 야심작이다. 후륜구동이면서 가변 밸브 타이밍(VVT) 시스템을 채택해 엔진 출력이 유연하다. 우수한 연비와 비교적 낮은 배기가스 배출을 자신한다.
9200만 원의 ‘XJ 2.7 디젤’은 1억 원이 훌쩍 넘는 프리미엄 세단 시장에 재규어가 던진 도전장이다. 재규어 역사상 가장 조용한 디젤 모델이라고 자랑한다. 2.7L V6 트윈터보 디젤 엔진에 6단 자동변속기가 역동적인 주행을 보장한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