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장난에 의한 화재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어린이들은 성냥이나 라이터와 같은 위험한 물건은 가지고 놀지 말아야 합니다.”
13일 오전 11시 인천 남동구 구월4동 인천남부소방서 4층 강당.
이 소방서가 운영하는 ‘어린이 소방현장 체험교실’에 참가한 남구 학익동 신동아유치원생 120여 명이 강사로 나선 신혜숙(31·여) 소방관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소방서 업무와 화재 발생 유형, 신고 및 대피 요령 등에 대한 교육을 받은 어린이들은 화재예방의 중요성을 주제로 만든 만화영화와 ‘깨비의 화재여행’을 재미있게 보았다.
이들은 장소를 1층으로 옮겨 사다리차 등 각종 소방차량을 직접 타보고, 소화기 사용법을 익혔다.
이날 체험교실에 참가한 유치원 교사 김준미(24) 씨는 “화재 현장으로 달려가는 소방차를 멀리서 지켜보기만 했던 아이들이 직접 타보고 너무 좋아했다”며 “24시간 소방서에 대기하면서 불이 나면 화재현장에 출동하는 소방관 아저씨의 노고도 이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남부소방서가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 반부터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소방현장 체험교실에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2003년 시작한 이 체험교실에는 매년 어린이 1만여 명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가 높다.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교육을 실시하기 때문.
소방서 업무와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 대처 요령 등을 가르칠 때에는 화재 진압복을 입은 소방관이 등장하는가 하면, 애니메이션 영상물을 보여 줘 지루함을 느낄 틈이 없다.
소방 실습은 어린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교육코스. 방수복과 방수모를 착용한 채 야외로 나가 직접 소화기를 이용해 불을 끈다.
소방서에 배치된 이동안전체험차량에 탑승해 열기와 연기가 발생하는 화재사고 가상 체험을 한 뒤 완강기와 수직구조대 등을 이용해 탈출하는 과정에서 어린이들은 환호성을 지른다.
인천남부소방서 홍보담당 유지호 소방관은 “성인들에게는 주로 심폐소생술을 비롯한 응급처치법을 교육하기 때문에 가족 단위로 참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3∼11월 운영하는 체험교실에 참가하려면 매주 수요일까지 전화로 신청하면 된다.
소방서가 안전체험차량과 소방기구를 싣고 초등학교나 복지시설을 방문해 교육하는 ‘찾아가는 소방 체험교실’도 신청할 수 있다. 참가비는 없다. 032-463-8304
이 밖에 중부(763-5165)와 북부(515-0119) 서부(561-7164) 계양(556-3119) 남동공단(816-3103) 등 나머지 5개 소방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체험교실을 운영한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