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 이후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소호 대출에 주력하면서 관련 상품과 서비스가 다양해지고 있다. 국민은행의 우량 신규고객을 위한 ‘투게더 론’(위)과 신한은행의 소호 대상 상품 ‘비즈프리미어론’. 사진제공 국민은행 신한은행
“주택담보대출은 막히고 대기업은 자금이 넘치고, 결국 중소기업과 소호에 기댈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시중은행 임원들로부터 자주 듣는 하소연이다.
소호(SOHO·Small Office Home Office)는 ‘소자본 창업’을 뜻하는 말. 영세 자영업을 비롯해 의사 약사 변호사 등 전문직도 소호에 포함된다.
올들어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주택담보대출은 ‘개점휴업’이나 다름없고, 여유자금이 많은 대기업은 좀체 은행돈을 쓸려고 하지 않는다.
시중은행의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소호 대출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올 3월 말 현재 국민 우리 신한 하나 등 4대 시중은행의 소호대출 잔액은 61조1000억 원으로 2005년 말 48조 원, 지난해 말 58조4000억 원에서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 소호에 역량을 집중시키라
국민은행은 올해 초 조직개편에서 기존의 가계·소호 여신부에서 소호여신부를 따로 분리했다. 국민은행은 30명의 소호 전담 인력을 영업점에 순환 파견해 잠재고객 분석 및 점주 분석 등 소호 고객 유치를 지원하고 있다.
또 오래 거래한 고객에게 금리우대를 해 주는 ‘KB릴레이션십론’, 파생상품과 연계된 ‘스와프연계소호대출’ 등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자산규모 5억 원 이하인 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소호 서포터스 론’에 집중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소호 업체에 대한 평가 모델을 업그레이드 하고 보험 가입, 기업카드 한도 부여 등 다양한 서비스를 덧붙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도 올해 초 조직개편에서 소호사업본부를 소호고객그룹으로 격상시켰다. 지난해까지 2곳이었던 소호금융센터를 올해 들어 7곳까지 늘렸다. 이달 초에는 우수 소호고객모임인 ‘소호 비즈 클럽’ 창립행사도 가졌다.
신한은행은 부동산 담보대출 상품인 비즈프리미어론과 서울시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영세자영업자 창업자금 대출’도 함께 운용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자체 개발한 ‘소호업종지도’, ‘소호업황지수’에 이어 최근에는 ‘소호마스터스클럽’을 만들었다. 소호마스터스클럽은 도소매 서비스 음식업종에 1년 이상 종사한 자영업자 중 상위 35%인 35만 개 가맹점을 대상으로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업은행도 최근 자영업자 전용대출을 내놓았다. 소호기업의 특성과 신용도, 매출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시스템을 통해 별도의 담보없이 신용으로 대출해 준다.
○ 소호 예금 유치 경쟁도
최근에는 소호 시장을 확보하기 위한 은행의 경쟁이 대출을 넘어 예금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소득세법 개정으로 ‘복식부기 의무화’ 대상이 된 전문직 개인사업자가 별도로 사업용 계좌를 개설해야 하는 상황에서 예금 고객으로 유치하면 자연스럽게 대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
이에 따라 은행들은 소호 고객들을 대상으로 최고 연 2.0%의 금리를 지급하는 요구불 예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기존 기업자유예금의 금리가 연 0.1% 수준으로 사실상 ‘제로 금리’였던 반면 높은 금리로 기업 고객을 유혹하고 있는 것.
외환은행은 이달 초 개인사업자 전용의 비즈니스 예금을 내놓았다. 1억 원 이상 예금에 대해 연 2%의 금리를 지급하고 인터넷뱅킹 수수료도 1년간 면제한다.
SC제일은행은 이달부터 수출입 업무가 빈번한 중소기업과 자영업 고객을 대상으로 원화 입출금식예금인 ‘글로벌 플러스 통장’을 판매하고 있다. 예치액에 따라 최고 연 2%의 금리를 준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주요 소호 대출 상품은행상품특징국민투게더론(우량 신규고객), 닥터론(의사), 메디팜론(약사)연간 매출 실적에 연동해 신용한도 산정우리서포터스론, 점프론무료 상해보험가입, 금리상승 리스크 헤지신한비즈프리미어론, 상가담보대출,화교 대출부수 거래 실적에 따른 추가 금리 우대 하나소호마스터스 대출소호 사업 관련 세미나 등 경영정보 제공자료: 각 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