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23일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경협위) 제13차 회의에서 다음달 17일 실시하기로 합의한 경의선 동해선 열차시험운행과 관련, "이번에 또 무산되면 근본적으로 남북관계가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서 "약속한 것은 약속한 대로, 합의한 것은 합의한 대로 지켜야만 (남북 간에) 신의가 지켜지지 않겠나"라면서 이 같이 말했다.
열차시험운행은 작년 5월에도 날짜까지 확정됐지만 행사 하루 전날 북한 군부의 반대로 무산됐으며 이번 경협위 합의문에도 `시험운행 이전에 군사적 보장조치가 취해지도록 적극 협력한다'고만 돼 있다.
이 장관은 "이번에도 군부의 군사보장이 가장 중요하다"면서도 "시험운행과 `경공업-지하자원 개발 협력'이 맞물려 5¤6월에 함께 이뤄지도록 합의돼 있어 이번에는 열차시험운행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사실 경협위 회의 문서에 (군사문제인) 군사보장 문제를 넣기가 어려워 최선의 결과가 `적극 협력한다'는 것이었다"면서 "이는 지난 20차 장관급회담 때보다 진일보한 것이라고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다음달 하순부터 시작되는 대북 쌀 40만t 차관 제공에 대해 "북핵 2.13합의가 지켜지지 않으면 한반도 평화를 내다볼 수 없고 그렇다면 우리 국민들이 쌀 차관에 공감하지 못할 것이라고 북측에 말했다"면서 "쌀 문제는 2.13합의 이행이 중요하다"고 강조, 쌀 차관이 북측의 2.13합의 이행 상황에 연계될 것임을 사실상 분명히 했다.
하지만 그는 핵시설 폐쇄 및 봉인, 국제원자력기구(IAEA) 요원 방북 등 북한이 취해야 할 2.13합의 초기조치 가운데 한 가지만 이행해도 쌀 지원이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