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먼 재단은 지구의 날(22일)을 맞아 23일 골드먼 환경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골드먼 환경상은 미국의 자선사업가인 리처드 골드먼 부부가 설립한 골드먼 재단이 1990년 제정한 상으로 매년 환경보호에 크게 기여한 인사를 대륙별로 1명씩 선정해 수여한다. 상금은 각 12만5000달러. 환경의 마지막 파수꾼인 수상자들의 아름다운 ‘지구 사랑’ 이야기를 소개한다.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공동체로”=1980년대 아프리카 잠비아의 북루앙와 계곡을 찾은 환경운동가 하메르스크조엘드 심윙가 씨의 마음은 무거웠다.
무분별한 밀렵으로 코끼리, 하마 등 야생동물의 수가 급감하고 있었던 것. 하지만 주민들만 탓할 수도 없었다. 밀렵꾼들을 도와주고 얻는 푼돈이 생계유지에 절대적이었기 때문.
그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로 했다. 1994년 ‘야생보호 및 공동체발전프로그램’을 제창한 그는 야생동물 보호에 앞서 주민들의 삶의 질 개선에 앞장섰다.
주민들에게 생활자금을 대출해 주고 교육, 의료 서비스를 개선했다. 일자리를 만들고 농부들에게는 농사기술을 지원했다.
그의 노력으로 마을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가구소득이 100배가량 늘었다. 주민들이 밀렵꾼들에게 협력하지 않으면서 야생동물도 돌아오기 시작했다.
아이슬란드 출신의 오리 비그푸손 씨도 어민들의 생계와 환경보호를 동시에 충족하는 ‘윈윈’ 전략을 폈다. 연어 수가 급감하는 것에 가슴 아파하던 그는 1989년 ‘북대서양연어기금’을 조직했다.
은행가 출신인 그는 탁월한 비즈니스 능력을 발휘해 3500만 달러를 모금했다. 이 돈으로 어민들에게서 연어어업권을 사들여 연어를 남획하지 못하게 했다. 그동안 연어 500만 마리를 구해 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신음하는 우리 동네를 구하라=환경운동은 거창한 사람들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 동네’를 지키겠다는 소박한 마음에서 시작되기도 한다.
몽골 옹가 강 유역에 살던 평범한 유목민 체츠게 뭉흐바야르 씨는 옹가 강이 무분별한 광산 채굴로 오염되는 것을 보고 삶의 목표를 바꿨다. 2001년 옹가 강 보호운동을 제창했고 그의 노력은 몽골 자연보호연합으로 확대됐다.
결국은 정부까지 움직여 지난해 5월 몽골 의회는 광산규제법을 통과시켰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