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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경제계에선]“CEO는 고3 수험생”

입력 | 2007-04-26 03:00:00


“중압감 때문에 새벽에 잠 못 이뤄”

○…기업들의 1분기(1∼3월) 실적 발표가 잇따르는 가운데 신임 최고경영자(CEO)들이 느끼는 중압감은 말도 못할 정도로 심하다고. 산업자원부 차관 출신인 김종갑 하이닉스반도체 사장은 최근 사석에서 “공직자는 간혹 실수를 해도 만회할 시간이나 기회가 있지만 기업 CEO는 분기별 성적표로 곧바로 평가받기 때문에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며 “이른 새벽에 잠을 깰 때도 많다”고 귀띔. 특히 하이닉스가 지난해 매출액 7조6930억 원, 영업이익 2조570억 원으로 사상 최대의 실적을 보였기 때문에 26일 기업설명회(IR)를 앞둔 김 사장의 부담은 더 큰 듯. 10일 IR를 마친 LG필립스LCD의 권영수 신임 사장도 기자들에게 “CEO는 고3 수험생과 같다”며 ‘시험 성적’(실적)에 대한 중압감을 털어놓기도.

“어쩔 수 없는 야근도 눈치 봐야 하나”

○…산업자원부는 최근 업무 동향을 보고할 때 ‘메신저’나 ‘포스트잇’을 적극 활용하도록 하는 등 탈(脫)관료주의에 박차. 꼭 문서 보고를 해야 할 때는 분량을 1쪽 이내로 제한하고 대면(對面) 보고 때도 컬러 인쇄를 하거나 파워포인트 자료를 만드느라 지나치게 공을 들이는 것을 금지. 이는 직원들이 보고용 문서를 만드는 것도 또 하나의 ‘업무’가 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일단 직원들은 “가욋일이 없어져 좋다”며 반기는 분위기. 다만 매일 야근을 줄이기 위해 야근이 가장 많은 팀과 직원들을 대상으로 본부장(차관보급)이 직접 면담하기로 한 데 대해선 반응이 엇갈려. 한 공무원은 “어쩔 수 없이 야근을 할 때도 이제 눈치 봐야 하는 분위기”라며 볼멘소리.

주식투자 설명회 연일 매진 사태

○…코스피지수가 잇달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동아일보와 대한투자증권이 공동 주최하는 ‘투자설명회’에 연일 인파가 몰려 눈길. 23일 첫 설명회에 예약 인원인 800명을 훌쩍 뛰어넘는 1200여 명이 몰린 것을 비롯해 24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성남디자인센터에서 열린 설명회에도 예약 인원(420명)을 초과한 600여 명이 참석. 26일까지 서울 경기지역에서 열리는 투자설명회 예약은 행사 첫날인 23일에 모두 마감되기도. 대투증권 측은 “투자설명회에 대한 호응이 이처럼 높을 줄 알았더라면 더 넓은 장소로 섭외했을 것”이라며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전과 달리 투자설명회에 참가하는 20, 30대도 크게 늘었다”고 귀띔.

현대건설 “잔인한 4월” 악재 잇따라

○…현대건설이 이달 들어 숨 돌릴 틈 없이 악재에 시달리자 내부에선 ‘3재(災)’가 들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 5일에는 소록도 연도교 붕괴사고로 인부 5명이 숨졌고, 9일엔 서울 성동구 성수동 힐스테이트 특혜설, 17일에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 슈퍼빌 편법 분양 의혹 등이 제기되기도. 연도교 붕괴는 잊을 만하면 생기는 안전사고로 여겼지만 힐스테이트 특혜설 때는 회사 매각을 앞두고 누군가 의도적인 음해를 하는 시도라는 설도 횡행. 하지만 슈퍼빌 사건까지 터지자 ‘잔인한 4월’이라는 운명론으로 돌아서기도. 이종수 사장은 “어려운 상황일수록 정도(正道) 경영을 하겠다”며 직원들을 독려하기에 분주한 모습. 공교롭게도 올해는 현대건설이 창립 60주년을 맞는 의미 있는 해여서 잇단 악재를 더 힘들게 느끼는 모습.

‘회사 어른’ 명예회장 취재 촉각 곤두

○…최근 대기업 명예회장들의 근황과 건강관리 비결 등을 소개한 본보 기사(24일자 B1·3면 참조)가 재계에서 큰 화제. 특히 규칙적인 생활과 엄격한 자기 관리를 통해 건강을 유지하는 모습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는 반응이 많아. 한 재계 관계자는 “명예회장들은 일반인이 모르는 보약이나 값비싼 수입 건강 보조제 등으로 건강을 유지하는 줄 알았는데 누구나 할 수 있는 방법이어서 놀랐다”고 말하기도. 또 해당 기업들은 취재 단계에서부터 ‘회사 어른’인 명예회장이 어떤 식으로 소개되는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

“국민은행, 중국정부에 찍혔나” 설왕설래

○…최근 우리, 신한, 하나은행이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중국 베이징(北京) 현지법인 설립 인가를 받자 ‘1등 은행’인 국민은행이 인가 신청조차 하지 않은 배경에 대해 은행업계에서 설왕설래. 국민은행 관계자는 “중국 정부에 크게 ‘찍힌’ 적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 외환위기 후 해외법인을 정리하라는 금융 당국의 지시에 따라 2001년 상하이(上海) 사무소를 폐쇄하자 이를 만류하던 중국 금융관료들에게서 ‘신뢰할 수 없는 은행’이라는 비난을 받았다는 것. 이 때문에 중국에 3, 4개 지점을 운영하는 다른 은행들과는 달리 국민은행은 현재 광저우(廣州)에만 사무소를 두고 있는 형편이라고. 그러나 또 다른 국민은행 관계자는 “전에는 그런 감정의 골이 있었으나 지금은 많이 해소된 것으로 안다”고 해명.

경제부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