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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a Rush]열심히 땀흘려 13억 감동 이끌어 내야죠

입력 | 2007-04-30 02:56:00


《“한류(韓流)를 넘어선 합류(合流)를 생각할 때 더 큰 길이 열릴 것입니다. 중국 대중문화 산업의 가능성은 ‘무한대’입니다.”

2월 새 앨범으로 한국 내 활동을 시작한 연기자 겸 가수 장나라(26·사진)는 최근 3년간 한국보다 중국에서 더 많이 활동했다. 2001년 데뷔한 장나라는 2004년 초 중화권 시장의 가능성을 간파하고 현지 진출을 시도했다. 이후 중국에서 세 장의 앨범, 세 편의 드라마에 출연했으며 30여 개 도시에서 공연을 펼쳤다.

지난해 중국에서 방영된 드라마 ‘디아오만 공주’에 출연해 인기를 누렸다. 이 작품의 수입이 50억 원으로 추산된다. 6월에는 세 번째 중국 드라마 출연작 ‘굿모닝 상하이’도 중국 전역에 방영된다. 한중 수교 15주년 기념한 베이징 콘서트도 준비 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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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만난 그녀는 인터뷰 직전 홍콩에서 열린 ‘홍콩 한국 친선 협회’ 출범식에 다녀온 탓인지 피곤해 보였다. 하지만 중국 시장에서의 성과를 “철저히 몸으로 얻은 결과”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표면적으로 아는 거하고 정말 그 안(중국 연예산업)에 들어가 아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어요.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전, 잠깐 중국에 갔을 때 공항에 몰린 사람만 보고 ‘나를 잘 아는구나’ 생각했지만 사실은 달랐죠. 한동안 중국에서 자리를 못 잡았어요(웃음). 아빠(주호성)가 딸 자존심 상할까 봐 좋은 호텔에서 장기 투숙하게 했지만 놀기만 했어요. 일도 안 잡히고, 어디로 가야 할지도 모르고….”

그녀는 처음부터 현지화 전략을 세웠다. 한류스타를 버리고 철저히 중국 스타일에 맞췄다. 중국 연예기획사에 들어가 지방도시 30여 군데를 돌며 공연을 했다. 2박3일에 한 번꼴로 공연하는 강행군을 펼쳐 위장병과 탈진을 겪기도 했다. 주호성 씨는 지난 3년간 딸이 중국에서 활동한 경험을 토대로 중국인의 대중문화 기호, 중국 언론과 가요시장의 특성 등을 담은 논문을 발표했을 정도다.

“수나라 공주와 당나라 왕자의 사랑을 그린 ‘디아오만 공주($%公主)’의 경우 부채로 무술을 하는데 촬영하다 상대 검에 맞아 베었어요. 기온이 40도에 육박하는 5월 중순이라 머리카락도 빠지고 설사병까지 걸렸죠. 그렇게까지 하나하나 밟다 보니 그나마 여기까지 왔네요.”(웃음).

현재 장나라는 대만 남자배우과 열애설이 나올 정도로 현지화에 성공했다. 10일에는 한류스타를 대표해 청와대 만찬에서 원자바오 총리를 만났다. 한국에서 이미 성공한 그녀가 왜 중국에서 ‘사서’ 고생을 했어야 했을까?

“중국인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TV드라마를 보고 공연을 보고…. 대중문화를 즐기는 사람들이에요. 사회주의 체제 때문인지, 퇴근해서는 TV보는 것을 굉장히 좋아해요. 음반, 영화 불법복제 등 중국 대중문화 산업이 아직 정리가 안 돼 있지만 베이징 올림픽을 기점으로 정리가 되고 더욱 발전할 것입니다.”

그녀는 몸으로 체험한 중국 대중문화의 특징을 설명했다. 그녀는 “중국인은 드라마나 영화에서 인간적인 ‘감동’을 중시한다”며 “그러다보니 대중문화가 20대뿐 아니라 전 연령대로 발전했고 배우도 10, 20대보다 연기력이 있는 중견배우가 각광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녀는 또 중국에서 성공하기 위해 양국의 문화교류를 활성화해야 하고, 한류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한류 관계자들은 ‘한류가 중국을 제패했다’는 식의 반응이 반한류를 불러오며 한류의 콘텐츠도 부족하다고 말한다는 것이다.

“한류의 한계를 극복하려면 ‘차이’를 이해해야 합니다. 한국인들이 중국 대중문화를 세련되지 못한 것으로 보는데 이는 중국 대중문화가 다양한 연령층에 맞춰지기 때문입니다. 10, 20대 문화처럼 신나거나 화려하지는 않죠. 하지만 동양적 요소는 더 강해요. 마음을 열고 즐기면 휠씬 많은 걸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장나라는 끝으로 “이제 어느 정도 인지도를 얻은 것일 뿐이어서 인터뷰 기사에 장나라가 중국에서 크게 성공했다고 쓰면 안 된다”며 웃었다.

“열심히 중국을 누빌게요. 가늘고 길게 새로운 무대에서 활동하고 싶어요.”

글=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디자인=김성훈 기자 ksh9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