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도둑’으로 불리는 뼈엉성증(골다공증)은 고령화사회일수록 많이 발생하는 질병이다. 한국 노인 인구의 약 30%가 뼈엉성증의 위험을 갖고 있고 60세 이상 여성 가운데 약 18%가 일생 동안 한 번쯤 뼈엉성증으로 인한 척추골절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골치 아픈 뼈엉성증 약의 진화가 이뤄지고 있다. 한 달에 한 번만 먹으면 되는 약이 나왔는가 하면 뼈를 새로 자라게 하는 주사제도 나왔다.》
○ 줄 이어 출시되는 신약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는 뼈엉성증 치료제는 포사맥스, 악토넬, 맥스마빌 등이다. 이들 약은 하루에 한 번 또는 일주일에 한 번 복용해야 한다. 하지만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본비바’는 1년에 모두 12정, 한 달에 한 알씩만 먹어도 된다.
뼈엉성증 약을 먹을 때는 반드시 지켜야 하는 사항이 있다. 복용 전후 1시간 동안 물을 제외하고 오렌지주스, 커피, 차 같은 음료수를 먹어서는 안 된다. 약을 먹을 때는 우유 한 팩 정도(180∼240mL)를 물과 함께 마셔야 한다.
복용 뒤 눕는 일도 피해야 한다. 약이 식도나 위 점막에 닿으면 속이 쓰리거나 궤양을 일으키는 부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기존 약이 뼈의 손실을 줄이는 소극적인 치료에 중점을 뒀다면 뼈를 새로 만드는 적극적인 치료에 중점을 둔 약(주로 주사제)도 나왔다. 한국릴리의 ‘포스테오’는 부갑상샘 호르몬 성분으로 뼈의 생성을 촉진하는 주사제다.
하루에 한 번 허벅지나 배 부위에 당뇨병 환자들이 인슐린을 주사하듯 본인이 직접 주사할 수 있다. 적어도 1년 반 정도는 계속 맞아야 한다. 골절이 한 개 이상 있거나 골 손실이 심각한 중증 뼈엉성증 환자가 주 대상이다. ‘포스테오’는 한 달분 가격이 68만 원.
알약인 ‘본비바’도 주사제로 출시될 예정이다. 1년에 한 번만 맞아도 되는 주사제 ‘아클라스타’도 내년에 출시될 예정이다.
신촌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임성길 교수는 “아무리 좋은 신약이라 해도 과신하면 안 된다. 게다가 갓 출시된 약은 부작용에 대한 정보가 적고 비싸다”고 말했다.
○ 가장 좋은 약은 예방
예방보다 더 좋은 약은 없다. 뼈엉성증을 예방하려면 많이 움직여야 한다. 운동량이 적은 사람일수록 뼈 손실이 늘어난다.
무중력 상태에서 우주여행을 하는 우주인, 앉아서 일하는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뼈엉성증이 잘 생긴다. 걷기, 산책, 조깅 등 골격에 물리적인 힘이 가해지는 운동을 자주 해야 한다.
칼슘이 많이 든 식품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뼈 건강을 위해서는 하루 1200mg 정도 칼슘이 필요하다. 우유 6잔 정도의 양이다.
평소 칼슘 음식(표 참조)을 자주 섭취하고 여성은 폐경 뒤엔 칼슘제를 보충해 주는 것이 좋다. 비타민D는 칼슘 흡수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햇볕을 충분히 쬘 수 있도록 야외 활동을 자주 한다.
뼈엉성증은 △어머니나 이모 중에 뼈엉성증이 있거나 △앉아서만 지내거나 △야위거나 △일찍 폐경이 됐거나 △흡연이나 지나친 음주를 하거나 △갑상샘 호르몬이나 스테로이드 약물을 복용하는 사람에게 잘 찾아온다.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민용기 교수는 “폐경기에 뼈 밀도 검사를 한 뒤 별 위험 요인이 없는 사람은 65세에 다시 검사를 해 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