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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께 배운 한국인의 성실…그 열정에 독일사람 감동”

입력 | 2007-05-01 03:01:00

사진 제공 EMI코리아


2005년 ‘리베라티오(해방)’란 곡으로 독일 싱글 차트 2위에 올랐던 4인조 독일 록 밴드 ‘크립테리아’. 이 밴드의 보컬로 세 명의 남자 연주자를 이끄는 주인공은 재독교포 2세 조지인(30·사진) 씨다. 당시 그 인기가 알려지면서 고국에서 팬 사인회를 열기도 했다.

조 씨는 2년 만에 새 음반 ‘블러드 에인절스 크라이’로 다시 독일 록계의 정상에 다가서고 있다. 첫 싱글 ‘섬바디 세이브 미’를 비롯해 12곡의 수록곡에 대해 독일의 여러 음악 매체들로부터 “말이 필요 없는 걸작”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그녀를 e메일로 인터뷰했다.

“사람들의 관심요? 한국 여자가 세 명의 독일 남자를 다루는 게 재미있어서 그런 것 아닐까요? 늘 최선을 다하는 것에 굶주려 있어요. 이런 열정은 팬들이 기대하는 것이기도 하죠.”

조 씨는 ‘오늘의 그녀’를 만든 일등공신으로 부모를 꼽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광원인 아버지와 간호사인 어머니는 그녀에게 무한한 신뢰를 보냈다. 그럼에도 ‘정체성’ 문제는 극복하기 쉽지 않았다고 한다.

“(‘미국 버지니아공대 총기 사건’에 대해) 얼마나 희망이 없었기에 그런 일을 저질렀을까 생각해요. 전 부모님의 보호 아래 두 문화의 영향을 받은 것을 감사할 따름이에요. 부모님은 내 음악에 있어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혹독한 비평가랍니다.”

그녀는 자기 음악에 대해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가장 뿌듯했을 때’를 묻자 “그 질문은 50년 뒤에 해 달라”고 한다. 그래도 ‘한국’ 얘기로 마무리 짓는 것을 보니 그녀는 영락없이 한국인이다.

“어렸을 때 독일 국기 옆에 태극기를 그렸어요. 친구에게는 태권도를 보여 주며 친해졌죠. 지금껏 믿기 어려운 일을 음악으로 성취했다는 생각이 들지만, 독일인은 한국인의 근면성실에 감동받는다고 해요. 부모님의 모습처럼…. 그냥, 한국인인 게 감사합니다(Gamsahabnida)!”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