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33 뉴욕 메츠)가 올해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지만 야수진의 연속된 실책성 플레이 탓에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박찬호는 1일(한국시간) 뉴욕 셰이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미국프로야구 플로리다 말린스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 4이닝 동안 홈런 2개 포함 안타 6개로 7점을 내주고 0-7로 뒤진 4회 말 타석에서 루벤 고태이로 교체됐다.
메츠가 6-9로 패하면서 박찬호는 패전투수가 됐다. 평균자책점은 15.75다. 개인통산 전적은 113승88패가 됐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소속이던 지난해 8월17일 샌프란시스코전 이후 9개월 만에 처음으로 선발로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오른 박찬호는 이날 73구를 던졌는데 스트라이크가 39개일 뿐 정도로 제구력이 나빴다. 볼넷은 2개를 허용하고 삼진은 4개를 낚았다.
2승1패 평균자책점 2.53을 올린 제 2선발 투수 올랜도 에르난데스가 이날 어깨 통증으로 15일 부상자명단(DL)에 오르면서 빅리그에 승격, 재기 기회를 잡은 박찬호는 낙차 큰 커브와 오른손 타자 바깥쪽을 찌르는 빠른 직구로 첫 승 가능성을 높였지만 수비 도움을 받지 못해 고개를 떨궜다.
1회 공 10개로 삼자 범퇴시키며 산뜻하게 출발한 박찬호는 2회에도 11개로 뜬공 2개와 삼진으로 가볍게 넘어갔다.
재앙은 3회 2아웃 뒤에 시작됐다. 2사까지 잘 처리한 박찬호는 투수 스캇 올센에게 중견수 앞으로 가는 첫 안타를 맞은 뒤 두 타자 연속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며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이 때부터 메츠 수비진이 어설픈 플레이를 연발했다.
박찬호는 플로리다의 간판 타자인 3번 미겔 카브레라를 2루 직선타로 요리하는 듯 했으나 2루수 데미언 이슬리가 점프 후 다 잡았던 타구를 놓친 사이 두 명의 주자가 모두 홈을 밟았다.
계속된 2사 1,2루에서 마이크 제이콥스의 뜬공을 잡으려고 메츠 유격수, 중견수,2루수가 몰렸지만 유격수 호세 레예스가 놓치면서 2루 주자 댄 어글라가 득점했다.
야수진의 실책성 플레이는 모두 안타로 기록됐다.
박찬호는 계속된 2사 2,3루에서 조시 윌링엄에게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빗맞은 안타를 맞고 2점을 더 줬다.
4회에는 힘이 빠진 듯 밋밋한 직구를 뿌리다 알프레도 아메자가와 핸리 라미레스에게 징검다리 솔로포를 얻어 맞고 자책점이 7점으로 불었다.
3회 2사까지 8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한 박찬호는 수비의 지원을 받지 못하긴 했으나 단 한 번의 고비를 넘지 못하고 위기 관리 능력에 허점을 드러내며 베테랑 투수답지 못한 결과를 남겼다.
메츠는 트리플A에 소속된 호르헤 소사가 4승무패, 평균자책점 1.13의 빼어난 성적을 올려 3승1패, 평균자책점 7.29인 박찬호보다 나은 투구를 펼치고 있지만 전날 소사가 등판한 탓에 박찬호를 급하게 빅리그로 불러 올렸다.
이날 부진한 투구로 박찬호의 빅리그 잔류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