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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모비스, 10년만에 우승트로피

입력 | 2007-05-01 21:57:00


울산 모비스가 지난 시즌 악몽을 떨쳐내고 2006-2007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통합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정규리그 1위 모비스는 1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최종 7차전에서 양동근(19득점 어시스트 9개)-크리스 윌리엄스(20득점) '원투 펀치'의 맹활약으로 막판 파죽지세로 쫓아온 KTF를 82-68로 꺾고 종합 전적 4승3패로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프로농구 원년인 1997년 전신인 기아 엔터프라이즈의 간판을 달고 통합 우승한 이후 10년만에 찾아온 트로피였다. 우승 상금은 1억 원.

또한 모비스는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서울 삼성에 한 번도 이기지 못하고 4전 전패를 당했던 수모를 털어내며 명실상부한 한국 프로농구의 강팀으로 우뚝 섰다.

19점을 넣고 가로채기 4개와 어시스트 9개를 해낸 모비스 가드 양동근은 기자단 투표에서 74표 중 74표를 얻어 역대 처음 만장일치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돼 1000만 원도 받았다.

양동근은 경기가 끝난 뒤 6일 결혼식을 올리는 동갑내기 약혼녀 김정미 씨와 우승의 기쁨을 한껏 누렸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도 MVP였던 양동근은 강동희(97년), 서장훈(1999-2000시즌)에 이어 역대 세 번 째 통합 MVP가 됐다.

2004년 창단 이후 처음으로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한 KTF도 7차전까지 몰고 가는 뚝심을 발휘했으나 결국 우승 문턱을 넘지 못했다.

작년에 이어 다시 챔프전에 진출한 덕택인지 초반 모비스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KTF가 1쿼터에 턴오버 6개를 범하며 2분51초를 남길 때까지 4점을 넣는데 그친 사이 모비스는 윌리엄스가 7점, 크리스 버지스(17점)가 6점, 양동근이 5점을 넣으며 쿼터를 18-11로 앞서 갔다.

2쿼터에서는 우지원의 3점슛 2개가 터진데 힘입어 35-28로 점수차를 지킨 모비스는 3쿼터 중반 신기성(21점)의 3점포를 앞세운 KTF의 추격에 4점차까지 쫓기기도 했지만 우지원의 3점슛, 버지스의 3점 플레이, 양동근의 레이업으로 59-53을 만들며 마지막 쿼터에 들어갔다.

우승으로 가기까지는 아직 안심할 수 없는 점수. 하지만 모비스의 양동근-윌리엄스 콤비는 4쿼터 시작과 동시에 연속 득점을 몰아치며 승리를 향해 약진했다.

4쿼터 종료 7분20초전부터 윌리엄스는 연속 4득점을 보탰고 양동근은 림을 향해쉴 새 없이 몸을 날리며 레이업을 성공시켰고 상대 수비가 떨어지면 지체없이 중거리슛을 날려 3분여를 남기고 76-62로 점수를 벌리며 승리를 예감했다.

경기 종료 2분을 남기고 공격하던 KTF의 애런 맥기(14점)가 공을 손에 놓쳐 어이없게 공격권을 넘겨 준 뒤 모비스의 윌리엄스가 2점슛으로 80-64를 만들자 KTF 선수들은 더 이상 코트를 뛰어다닐 힘을 잃고 말았다.

최고의 가드임을 증명하려던 신기성과 불의 사고로 부모를 잃은 조성민(6점), 허리 부상 때문에 진통제를 맞으며 투혼을 발휘한 송영진(12점) 등 KTF 선수들은 첫 챔피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사력을 다했지만 모비스의 벽을 넘지 못했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특급 선수없이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 선수들이 한마음으로 경기를 해 준 결과다. 시즌 전에는 4강 정도만 생각했는데 주전들이 없었을 때도 다른 선수들이 잘 해줘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