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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는 지금 ‘신기록’ 생산중

입력 | 2007-05-02 03:06:00

하이닉스반도체 직원들이 생산 라인에서 반도체 장비를 작동하고 있다. 사진 제공 하이닉스반도체


“계란을 수만 번 던지면 바위도 깨뜨릴 수 있다.”

2003년 초 하이닉스반도체에 부임한 최진석(현 최고기술책임자·CTO) 당시 제조본부장의 이 말을 하이닉스 직원들은 믿지 않았다.

하지만 직원들은 ‘한번 해 보자’며 이를 악물고 일했다.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간 하이닉스로선 더는 내려갈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4년이 지난 지금 하이닉스 이천공장 제조본부 직원들은 ‘불가사’로 불린다.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 D램 단일 라인 최초 월 10만 장 생산

“축! 300mm 웨이퍼 생산 10만 장 달성.”

1일 하이닉스 이천공장에 플래카드가 걸렸다. 4월에 D램 단일 라인으로는 최초로 월 10만 장을 생산했다는 것을 축하하는 내용이었다.

2004년 폐쇄된 200mm 생산라인을 개조해 만든 이 라인의 원래 생산 능력은 월 3만 장 정도. 하지만 하이닉스는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마른 수건을 짠다는 각오로 생산성 향상에 주력했다.

모두 650개 공정을 거쳐 만들어지는 반도체의 각 공정을 0.1초라도 줄이는 방법을 연구했다. 개선 가능성이 발견되면 이를 곧장 시행에 옮겼다.

90도 각도로만 움직이는 웨이퍼 로봇 팔을 45도로도 움직일 수 있게 만들었고 시간당 세정 웨이퍼는 2003년 150장에서 현재 300장 수준으로 늘었다.

지난해 12월에는 200mm 생산라인에서 월 16만 장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업계 전문가들도 월 8만 장은 도저히 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 라인이었다.

조준형 제조팀장은 “초기에 생산성 향상에 대한 저항감이 있었지만 월 3만 장에서 4만 장, 5만 장으로 생산량을 늘려 가면서 직원들이 재미를 붙였다”며 “하이닉스 내부에서는 이를 ‘너머주의’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이러한 생산성 향상 기록은 ‘기네스’라는 이름으로 이천공장 복도에 전시돼 있다. 기록은 모두 6000개에 이른다.

○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하이닉스는 다른 기업과 마찬가지로 직원들을 칭찬하기 위해 애쓴다.

하지만 칭찬 릴레이나 칭찬 쿠폰 등의 제도는 단순한 일회성에 그쳤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2004년 6월 ‘알토란’이란 제도를 만들었다. 이후 실적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지만 회사 업무에 음양으로 공헌한 실무자 40여 명을 매년 발굴해 포상하고 있다.

이러한 제도들은 가족 같은 조직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한다.

손수익 상무는 “2000년대 초 어려움을 함께 겪은 직원들이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칭찬이 많다”며 “일과 관련해 잘했거나 못한 부분은 전체 직원 사이에 공유가 잘돼 생산성 향상에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 음용수 기준 구리 배출량 지금도 처리 가능

하이닉스는 이천공장의 구리 공정 라인 증설 문제로 1년 가까이 속을 앓았지만 결국 청주에 공장을 증설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3월 말 취임한 김종갑 하이닉스 사장은 ‘환경경영’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천은 팔당호 상수원에 인접한 수질보전특별대책권역에 속해 있어 유해물질 배출에 까다로운 규제를 받고 있다.

하이닉스 이천공장은 현재의 폐수처리시설만으로도 구리 배출량을 음용수 기준인 1ppm 이하로 처리할 수 있고 시설을 보강하면 0.008ppm까지 줄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일반 지역의 구리 배출 기준치가 3ppm인 데 비해 이천에서는 구리를 전혀 배출할 수 없다.

이문하 하이닉스 환경안전팀 차장은 “이천공장은 질소 불소 인 등의 배출량과 생물학적산소요구량(BOD), 화학적산소요구량(COD) 등을 법적 기준치의 10∼50%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천=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