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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복폭행' 수사, 김승연 '방패' 뚫을까

입력 | 2007-05-03 15:53:00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 폭행' 의혹 사건과 관련, 전방위 물증 찾기에 골몰하고 있는 경찰이 화려한 변호인단의 `방패'를 뚫고 김 회장을 사법처리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경찰은 그동안 또 다른 보복이 두려워 폭행당한 사실을 알리길 꺼려온 피해자 6명을 설득해 김 회장이 직접 폭행했다는 진술을 확보했으며 이들 중 4명으로부터는 김 회장에 대한 처벌 의사까지 확인했다.

피해자인 북창동 S클럽 사장과 종업원들은 경찰에서 청담동→청계산→청담동으로 이어지는 시간대별 동선을 상세히 털어놓으며 세 곳에 모두 김 회장이 있었다는 사실이 엇갈림 없이 일관되게 진술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피의자가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지 않는 부인(不認) 사건에서는 물적 증거가 부족해도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성이 있고 거짓 진술을 하는 등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사유가 없으면 증거로 인정할 수 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언론 노출을 이유로 일시 중단되기는 했지만 경찰이 2일 밤부터 피해자들을 사건 현장에 데리고 다니면서 시간대별 상황을 재연하는 `현장조사'를 하려 했던 이유는 수사가 정점을 향해가는 단계에서 지금껏 확보한 피해자들의 진술을 더욱 정교하게 가다듬어 진술의 일관성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4월 29일과 30일 경찰에 자진출두해 자신의 혐의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한 김 회장과 아들의 진술은 김 회장의 신병처리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사유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로선 물적 증거를 찾기 위한 경찰 수사가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둘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경찰은 1일 실시한 가회동 자택 압수수색을 통해 김 회장이 타는 벤츠 승용차 시트와 트렁크에서 흙 시료를 채취하고 나뭇가지와 씨앗 등을 확보해 이를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 보내 청계산 공사현장의 것과 비교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튿날 이뤄진 한화그룹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에서는 집무실 대신 배차실의 차량 관련 자료들을 확보했다.

S클럽의 실제 소유주인 김모 씨가 지난 1일 뒤늦게 임의 제출한 S클럽 CCTV의 저장장치인 하드디스크를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기법개발실에 복구 의뢰한 상태다.

아울러 경찰은 청계산 인근 기지국의 통화자료를 확보해 한화 법인 휴대전화가 사용된 기록이 없는지 살펴보고 있다.

피해자들이 주장한 시간대에 한화 법인 휴대전화나 한화 직원들의 개인 휴대전화 통화기록이 발견되면 `청계산 폭행' 자체를 부정한 김 회장 진술의 신빙성은 치명타를 입게 된다.

경찰에게는 세 곳의 사건 현장에 줄곧 동행했던 김 회장 차남의 친구 A씨가 사건을 푸는 또 하나의 열쇠로 남아 있다.

경찰은 제3자인 A씨가 `위증'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고의로 김 회장 측에 유리한 진술만 하기는 어렵다기 보고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전담반까지 편성한 상태다.

경찰이 3월 28일 작성된 김 회장의 이름이 명시된 구체적 첩보보고에도 불구하고 뒤늦게 수사팀을 확대해 전면 수사에 나섰지만 `늑장수사'란 오명을 씻고 김 회장의 신병처리를 둘러싼 최대 고비를 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