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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무조건 장기투자가 최선 아니다"

입력 | 2007-05-03 16:20:00


회사원 강 모(31·경기 고양시 일산구) 씨는 최근 주식투자 대상을 코스닥 종목에서 유가증권시장의 우량주로 바꾸기로 결심했다. 수 년 동안 코스닥시장의 5~6개 종목에 투자했지만, 수익률이 들쭉날쭉해 큰 재미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강 씨는 "처음부터 변동성이 큰 코스닥 종목이 아니라 우량주에 투자할 걸 잘못했다"고 후회했다.

'우량주에 장기 투자하라'는 말은 주식시장에서 귀가 따갑도록 듣는 투자 격언 중 하나다. 우량주에 장기간 묻어두면 여기저기 옮겨 다니며 투자하는 것보다 큰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반드시 그럴까.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 수익률, 시장평균에도 못 미쳐?"

국내 증시의 평균 수익률을 나타내는 코스피지수는 최근 5년(2002년 1월~2006년 말) 동안 724.95에서 1434.46으로 97.9% 올랐다.

대한투자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같은 기간 인덱스 펀드가 벤치마크로 활용하는 '코스피200지수' 종목에 대한 '균등투자'(동일한 금액을 투자하는 것) 수익률은 204%에 이르렀다.

주목할 점은 높은 수익률로 이끈 종목이 시가총액 상위의 '대형 우량주'가 아니라는 것이다.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 중 '코스피200종목'의 수익률을 앞선 종목은 신세계(317.27%) 뿐이었으며, 신세계의 수익률도 전체 200개 종목 중 57위에 그쳤다.

또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 중 시장평균(코스피지수)을 앞선 종목은 신세계 KT&G 삼성화재 신한금융지주 포스코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LG화학 등 8개에 불과했고, 삼성전기 KT SK텔레콤 등의 주가는 오히려 떨어졌다.

한편 누적수익률 1위를 차지한 종목은 1665원에서 3만950원으로 급등한 대우인터내셔널(2245.35%)이었으며, 주가가 10배 이상 오른 종목은 10개였다.

●"우량주와 우량회사를 구분해야"

증시 전문가들은 주식에 투자할 때 우량주와 우량회사를 구분하라고 조언한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장기투자를 '시가총액이 크고 잘 알려진 종목을 오랫동안 보유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투자자가 적지 않다"며 "장기투자를 할 때는 이미 최고 성장에 이르러 남들도 다 아는 삼성전자 SK텔레콤 등이 아니라 이제 성장을 시작하는 종목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부증권 신성호 리서치센터장도 "우량주란 주가수익비율(PER) 등으로 따져본 기업의 가치가 주가보다 높고 수익의 성장성과 안정성을 갖춘 종목"이라며 "개인투자자는 이를 평가하기 어려운 만큼 우량주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에 가입하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코스피200종목을 대부분 보유한 '일반 주식형 펀드'가 아닌 우량주 20, 30개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가 속속 선보이고 있다.

또 대우증권 삼성증권 대투증권 등은 국내 대표 종목 15~30개를 선정해 지수를 만들고 이를 간접투자상품으로 활용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대투증권 마케팅전략부 송정근 팀장은 "미국의 다우존스산업지수는 미국의 산업을 대표하는 30개 종목으로 산정된다"며 "국내 증시에서도 시장의 흐름을 반영하면서도 수익률은 시장평균을 웃돌 수 있도록 최우량 종목으로 구성된 지수 개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