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연예기획사, 방송계에 주식로비
유명PD등 20명에 헐값 상납”
대형 연예기획사가 유명 PD 등 방송 관계자 20여 명에게 주식을 싼값에 넘겨주는 방식으로 로비를 했다는 단서를 검찰이 포착하고 본격 수사에 나서 큰 파문이 예상된다.
3일 검찰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 정인창)는 대형 연예기획사 F사 관계자 등에게서 “F사가 우회상장을 통해 코스닥에 상장했던 2005년 4월을 전후해 주식을 방송 관계자들에게 시가보다 싸게 제공했다”는 진술을 받아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방송사 소재 지역의 증권사 지점 계좌를 통해 방송인들이 F사의 주식을 넘겨받은 사실을 일부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F사로부터 주식을 받은 방송 관계자 중에는 유명 PD인 K, O, Y 씨 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은 지난해 12월 F사 대주주 이모(45) 씨 등을 조세포탈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는 한편 F사에 대해 법인세 등 146억여 원을 추징 통보한 바 있다.
F사의 주가는 2005년 3월 주당 300원에 불과했지만 같은 해 7월 1만 원대로 치솟아 주식을 넘겨받은 방송인들이 엄청난 차익을 거뒀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2일 최대 주주 이 씨와 F사 계열사 관계자 3명에 대해 18억여 원의 조세를 포탈하고 62억여 원의 회사 돈을 횡령한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이날 계열사 관계자 3명에 대해 “도주 우려 및 증거 인멸의 우려가 없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이 씨는 이날 법원에 출석하지 않아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4일로 연기됐다.
한편 F사 측은 이날 전 대표 김모 씨가 회사 돈 17억 원을 인출해 개인적으로 사용했다며 검찰에 고소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