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가 4월7일 실시한 모의논술고사의 채점 결과 모의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이 높은 학생이 논술 성적도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생활기록부(내신) 성적과 논술 성적은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립형사립고 학생의 논술 성적이 가장 좋았고, 서울 강남지역 학생들의 성적은 높은 편이 아니었다.
고려대는 전국 고교 3년생 905명(인문계 498명, 자연계 407명)이 치른 모의논술 결과를 4일 발표했다. 채점은 고려대 교수 17명과 현직 고교 교사 17명이 맡았다.
▽자사고 월등=고교를 서울 강남일반고, 서울 강북일반고, 국제고, 자사고, 외국어고, 지방일반고 등 6가지로 분류해 분석한 결과 자사고 학생의 성적이 가장 높았다.
인문계의 경우 전체 평균이 64.25점이었다. 자사고가 69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국제고(66.23점), 강북일반고(65.15점), 외고(64.91점) 등의 순이었다. 강남일반고(63.07점)는 평균에 못 미쳤다.
자연계의 경우 전체 평균이 65.24점이었다. 역시 자사고가 70.59점으로 월등히 높았고 이어 강남일반고(65.5점)와 강북일반고(65.12점)는 큰 차이가 없었다. 지방일반고(64.18잠)와 외고(63.79점)는 평균 이하였다.
▽자연계, 논술과 수능은 비례=응시생의 3월 모의 수능과 내신 성적을 비교한 결과 논술과 수능 성적이 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연계의 경우 지난해와 달리 수학·과학 등 계열별 특성을 살린 문제를 냈기 때문인지 수능 성적과 상관 관계가 높았다.
논술과 수능의 상관계수는 자연계(0.405)가 인문계(0.219)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높았다. 자연계의 학생부와 수능의 상관계수는 0.275로 높은 편이었지만 논술과 내신 성적은 인문계와 자연계에서 관련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논제 파악이 핵심=고려대는 논제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해 독자적으로 글을 쓴 학생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밝혔다.
각 논제마다 평가 기준이 달랐는데도 일부 자신이 없는 논제를 빼놓은 학생은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었다. 또 설명이 필요한 논제에 객관적 설명과 주관적 생각을 분리해서 답안을 작성하고 논증 과정을 제시해야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박유성 입학처장은 "교수의 1차 채점과 교사의 2차 채점 사이에 차이가 별로 없었다"고 말했다. 고려대는 5일 오후 4시 서울 성북구 안암동 캠퍼스 인촌기념관에서 입시설명회를 갖고 논술백서를 나눠줄 예정이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