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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고무신’ 작가 이우영, 동아 논술만화로 컴백

입력 | 2007-05-04 18:26:00

이우영 작가.

소년만화잡지에 최장 연재된 ‘검정고무신’

동아일보 학습섹션 ‘수리수리논술이’에 연재되는 ‘솜사탕 과학사’.


‘검정고무신’으로 유명한 인기 만화작가 이우영 씨가 1년여의 침묵을 깨고 독자 곁으로 돌아왔다. 동아일보 학습섹션인 ‘수리수리논술이’에 전격 캐스팅돼 옛 필치를 다시금 선보이게 된 것.

이 씨는 검정고무신에서 60년대 서민들의 삶을 아름답고 잔잔하게 풀어내 독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독자들의 반향이 컸던 만큼 검정고무신이 세운 진기록도 많다. 이 만화는 1992년 7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무려 14년간 소년만화잡지에 연재됐다. 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최장 연재 기록이다. 그동안 출간된 단행본만도 45권에 이르고, 판매부수는 100만 부를 돌파한 지 오래다.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돼 KBS에서 두 차례나 방영됐고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에 힘입어 지금도 KBS 1TV에서 인기리에 방영 중이다.

이번에 이 씨가 그려내야 할 분야는 ‘과학사’. 과학의 개념이나 내용, 과학과 사회와의 관계 등을 어린이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풀어야 한다. 아무리 명성이 자자한 그라고 할지라도 지금껏 접해보지 못한 과학을 다뤄야 하는 만큼 부담감도 크지 않을까.

4일 오후 작업실에서 만난 이 씨는 “솔직히 생소한 분야라서 처음에는 걱정이 됐던 게 사실”이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막연하게 알고 있던 분야였기 때문에 제대로 표현해낼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그런데 배우는 게 많아서 그런지 작업을 하다 보니 다른 어떤 분야보다 재밌더라고요. 터치 하나 하나에도 더 정성을 기울이게 되는 것 같고…. 앞으로 더 유익한 내용을 담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겁니다. 이제 제1화를 실었을 뿐인데 저자인 저 또한 다음 회가 기다려질 정도입니다.”

배우면서 그려내는 작업 과정이 작가에게도 유익한가 보다. 그는 “어린이들에게 과학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내 그들에게 ‘장차 우리나라를 이끌어가는 과학자가 되겠다’는 꿈과 희망을 심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포부와 소망도 내비췄다.

이 씨에게 검정고무신은 떼놓을 수 없는 자식과 같은 존재. 그는 인터뷰 중간 중간 검정고무신을 작업하며 겪었던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예전 경기도 포천에 살 때였어요. 한번은 마감 시간에 늦어서 직접 원고를 가지고 잡지사로 가야 했어요. 그런데 전철을 타고 가던 중 원고 세 페이지를 잃어버렸습니다. 어디서 떨어뜨렸는지 도저히 기억해낼 수가 없더군요. 어쩔 수 없이 집으로 돌아가 다시 그렸죠. 다음날 새벽에야 겨우 원고를 넘길 수 있었습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순간이었죠.”

이 씨는 ‘만화는 아이들 공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학부모들에게 “절대 그렇지 않다”며 생각을 달리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학습 만화는 아이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주제를 쉽게 풀어내기 때문에 공부에 큰 도움이 돼요. 재미난 그림을 보면서 읽어나가기 때문에 지루하지도 않고요. 책을 꺼리는 아이들이 있다면 꼭 학습 만화를 권해보세요. 아이들이 달라질 겁니다.”

김승훈 동아닷컴 기자 h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