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국내 최초로 고궁인 경희궁 숭정전에서 뮤지컬 ‘화성에서 꿈꾸다’ 공연이 막을 올렸다. 변영욱 기자
4일 오후 7시 반 경희궁(서울 종로구 신문로)에서 정조의 웅장한 노랫소리가 울려 퍼졌다. 230여 년 전 정조가 즉위식을 가졌던 곳에서 정조의 이야기를 다룬 창작 뮤지컬 ‘화성에서 꿈꾸다’가 막을 올렸다. 고궁(古宮)에서 뮤지컬이 열리는 것은 처음이다.
이날 숭정전 앞뜰에는 약 1500명의 관객이 자리를 메웠다. 숭정전은 그 자체가 거대한 무대 세트였다. 배우들은 숭정전의 문을 드나들고 돌계단을 오르내리며 노래했다. 관객들은 자연스럽게 고궁 안에서 정조의 꿈과 사랑 이야기에 흠뻑 빠져들었다. 2시간의 공연이 끝나자 자리에서 일어난 관객들의 박수 소리가 밤하늘에 길게 울려 퍼졌다.
이윤택 연출은 “우리 궁의 건축 구조를 무대 양식으로 수용했다는 점에서 이번 공연의 의미가 크며 관객들은 무대와 객석의 구분 없이 생생한 역사의 현장 속에 들어가 있는 색다른 체험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또 “서울시와 ‘화성에서…’를 상설공연화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무료로 6일까지 열린다. 사전 예약분 티켓(하루 1000명)은 마감됐으나 매일 500명에 한해 선착순으로 입장할 수 있다. 02-775-2834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