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열린 김종민(사진) 문화관광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는 김 내정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제기됐다.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은 “김 내정자가 한국관광공사 사장직 공모 때 제출한 이력서에 1974년 서울대 행정대학원을 수료했다고 했지만 사실은 3학기밖에 마치지 않았다”며 학력을 허위 기재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김 내정자는 “착오가 있었다”고 답변했다.
심 의원은 또 “내정자의 아들이 서울 국군기무사령부 예하부대에서 복무했는데 당시 신체급수 2등급 이상만 차출 가능했다”며 “그러나 후보자의 아들은 입영신검 결과 3급이었는데 특혜가 있었던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김 내정자는 “아들이 신체등급 1등급으로 입대해 성실하게 제대한 것으로만 알았지, 왜 3등급으로 기재돼 있는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전여옥 의원은 “김 내정자가 관광공사 사장이던 2005년 8월 딸이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로 특별 채용된 과정의 투명성이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김 내정자는 “딸이 필기시험 1등, 면접시험 2등을 했다는 것을 어제 알았다”며 “관광공사 사장이란 직위를 갖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없고 먹히지도 않는다”고 해명했다.
한나라당 박찬숙 의원이 “3월 관광공사가 ‘여기가 어디지?’라는 국내 관광명소 홍보 광고를 내면서 왜 매체 영향력이 큰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를 배제했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 내정자는 “관광 관련 기사를 많이 취급해 주는 언론 쪽으로 광고가 나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 내정자는 각 종합일간지의 관광 관련 기사 게재 건수 등 어떤 근거도 제시하지 않았다.
박 의원은 “매체 영향력이 큰 언론사가 홍보 효과도 크다는 건 상식”이라며 “관광공사의 자체 언론매체 열독률 조사에서도 동아와 조선이 상위 3개지에 들지 않았느냐”고 공박했다.
실제로 김 내정자의 발언은 관광공사가 박 의원에게 서면으로 답변한 배제 사유와도 다르다. 관광공사는 “예산 규모, 광고 단가, 관광공사 사업에 대한 매체 관심도를 고려해 선정했고 전 매체에 고루 광고를 게재할 만큼 예산이 충분치 못하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김 내정자가 5공화국 때는 박세직 총무처 장관의 측근으로 불리고 문민정부 때는 김영삼 대통령 아들인 김현철 씨 인맥으로 분류됐으며 참여정부 때는 열린우리당 친노(親盧) 의원 모임인 ‘의정연구센터(의정연)’의 초대 원장을 지낸 것 등을 들며 “지나치게 권력 지향적인 것 아니냐”고 따졌다.
김 내정자는 “제 능력을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가서 일하는 것이 테크노크라트의 옳은 자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은 “인사청문요청안 경력이 20개 이상인데 유독 의정연 원장 경력만 빠져 있다”며 “그 이력이 오늘 청문회 자리에 앉게 한 가장 중요한 경력 아니냐”고 물었다. 김 내정자가 의정연 원장을 지낸 이후 관광공사 사장에 이어 문화부 장관에 내정된 것에 의정연 경력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뜻이다.
김 내정자는 “의정연 원장은 문화경제 담론을 논의하는 모임이 있는데 함께하자는 공직사회 선배의 권유를 받아 맡게 된 것”이라며 “의정연 의원들과는 모임에 가고 나서야 알게 됐다”고 해명했다.
통합신당모임 전병헌 의원은 “후보자는 관광공사 사장 시절이던 2005년 G사 경영진을 공모한 뒤 두 달 후 공모가 아닌 자체 후보군 선정으로 바꿨다”며 “이는 권력기관을 위해 보은 차원에서 인사권을 남용했던 것 아니냐”고 따졌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