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공대 총기 난사사건의 범인 조승희의 모친이 지난해 여름 아들의 심리상태를 고치기 위해 절박한 심정으로 여러 교회를 찾아 다녔으며 이른바 '마귀(Demonic Power)'를 쫓아내는 종교적 치료를 받게 하려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6일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1면 기사에서 버지니아주 북부의 여러 교회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하면서 버지니아주 우드브리지에 있는 한인 교회 목사의 말을 자세히 전했다.
"우리 교회는 조와 비슷한 문제를 갖고 있던 여러 사람을 돕고 있었다. 신자들로부터 '당신 아들은 마귀에 씌운 것이며 구출을 위한 종교적 치료가 필요하다'는 말을 들은 조의 어머니가 지난해 여름 우리 교회를 찾아왔다"고 이 교회 이모 목사는 밝혔다.
그러나 교회가 행동을 취하기도 전에 방학이 끝나 조는 대학으로 돌아갔고 그의 4학년은 극도의 고립시기였다고 동료 학생들은 말했다.
"조의 2학년 시절 대학 기록에 따르면 당시 그의 전공은 경영정보기술학이었다. 언제 영문학으로 전공을 바꿨는지는 명확치 않다. 조는 1학년 때는 식당에서도 혼자 책을 펴놓았고 늘 공부하는 모습이었으나 4학년이 되서는 강의에도 거의 들어오지 않고 책도 안 읽었다."
워싱턴포스트는 또 "조승희가 이번 마지막 학기에 노리스홀 2층에서 수업이 진행되는 '일탈행동'이란 사회학 강의를 들었다"고 보도했다. 노리스홀은 조가 기숙사에서 2명을 죽인 뒤 찾아가 30명을 살해한 장소이며 왜 그 곳을 대량 살상의 장소로 택했는지는 여전히 미스테리로 남아있다.
이 신문은 또 "조의 친척들은 그가 어려서부터 정신적 장애를 앓아왔다고 말했다"며 "조의 대고모인 김양순 씨는 '그 애가 어려서도 폭력적인 분노를 표출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버지니아공대엔 600개가 넘는 다양한 학생 조직이 있다고 설명한 뒤 한 영문과 학생의 말을 전했다.
"아무도 일부러 누구를 따돌리지는 않는다. 그렇게 외톨이로 지낸다는 건 일부러 하려고 해도 쉽지 않은 일이다."
워싱턴=이기홍특파원 sechep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