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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생활을 보여드립니다”

입력 | 2007-05-07 03:01:00

유리방에서 모의 부부 생활을 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행위예술가 하이룽톈톈 씨(앞)와 예푸 씨.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중국의 유명한 예술특구인 베이징(北京)의 ‘다산쯔(大山子) 798’ 거리에서 20대 남녀 예술가가 유리방에서 부부의 24시간 생활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모의 부부생활’로 폭발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달 22일 시작한 이들의 행위예술 공연은 6일 뒤 개막한 ‘베이징 798 예술제’와 겹치면서 하루 수천 명의 관객이 몰리고 있다.

이 공연을 위해 모의 부부가 된 사람은 행위예술가인 예푸(也夫·본명 탕전·唐臻·29) 씨와 하이룽톈톈(海容天天·본명 하이룽톈·海容天·25) 씨. 둘 다 미혼이다.

산둥(山東) 성 출신인 예 씨는 지난해 4월 한 달간 나무 위에서 생활하는 ‘새집 체험’ 공연으로 명성을 얻었다.

소수민족인 투자(土家) 족 출신의 하이 씨는 베이징의 해방군예술학원에서 록 음악을 전공했지만 졸업한 뒤 행위예술가로 변신했다.

이들 모의 부부의 생활공간은 가로 4m, 세로 3m, 높이 4m의 방. 3면이 투명 유리로 돼 있어 하루 24시간 생활이 그대로 노출된다. 아침에 일어나 부스스한 머리를 빗는 예 씨나 팬티와 브래지어만 걸친 채 막 잠에서 깬 하이 씨의 모습도 적나라하게 보인다. 하이 씨는 “실제 집에서 생활할 때는 아예 옷을 입지 않는다”고 했다.

잠은 따로 잔다. 방 한가운데에 유리벽이 있다. 유리벽은 현대인의 부부 관계를 상징하는 하나의 벽. 가까이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보이지 않는 ‘마음의 거리’와 장벽이 있다는 게 이들이 전하려는 메시지다.

이들의 행위예술 공연은 22일 오후 5시까지 정확히 30일간 계속된다. 공연이 끝나면 그 내용을 책으로 펴낼 예정이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