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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고려대 모의논술 채점 결과로 알아보는 논술대비법

입력 | 2007-05-08 03:01:00


《고려대는 4월 7일 전국 고교생 905명(인문계 498명, 자연계 4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모의논술고사 채점 결과를 4일 공개했다. 응시자들의 평균 점수는 인문계 64.25점, 자연계 65.24점이었다. 서울대 모의논술 응시자들의 평균점수가 인문계열 ‘가’형 56.88점, ‘나’형 51.52점, 자연계열 41.33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평이하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된다. 논술백서에서 밝힌 평가 내용 및 채점 기준, 논술 대비법 등을 정리한다.》

○ 요구분량 벗어나면 50자마다 1등급 ‘-’

인문계 논술은 제시문을 얼마나 명확히 이해하고 본인만의 논리로 풀어낼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요구 분량을 벗어나면 50자마다 1등급씩을, 외국어를 너무 많이 사용한 경우에도 1등급을 깎았다.

논제 1은 풍요로움에 대한 글을 읽고 400자로 요약하는 것. 고려대는 ‘풍요로움의 근원은 사회제도에 있다’ ‘희소성은 상대적 비교에서 기원한다’ ‘현대사회에서 교환은 개인의 결핍감을 증가시킨다’ 등 9개의 주제어를 뽑아 이를 많이 포함한 요약문에 높은 점수를 주었다.

장영수 인문계논술출제위원장은 “제시문의 논거와 논리적 흐름을 완전히 파악해야만 주제어를 뽑을 수 있다”며 “의외로 요약 문제에서 점수차가 큰 만큼 논제를 정확히 이해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논제 2는 제시문 (나)의 논지를 참고해 제시문 (다)를 해설하는 것. 채점 기준은 (나)의 요지를 간결하게 제시했는가와 함께 (다)의 시에 대한 해설이 전체 답안의 3분의 2를 넘도록 했다.

논제 3은 우리나라의 경제성장과 에너지 소비에 대한 표를 보고 1970년대 이후 전력 소비량이 급격히 늘어난 배경을 사회변동과 관련해 논술하도록 했다. 경제성장과 에너지 소비변화의 특징을 얼마나 잘 읽었는지, 전력 소비증가의 의미를 잘 이해했는지에 역점을 두고 채점했다.

고려대 모의논술 채점 결과 분석 -응시자평균최저최고표준편차강남 일반고12263.0733.287.412.66강북 일반고8565.1522.583.212.16국제고766.2341.877.612.69외국어고13564.915.887.414.21자사고356938.388.112.91지방 일반고11462.4911.688.112.92전체49864.255.888.113.14

○ 한미FTA 등 사회현상 과학적 분석엔 ‘+’

자연계 논술은 인문계와 같은 문제를 풀었던 지난해와 달리 수학과 과학의 기초개념을 제대로 알아야 풀 수 있는 문제가 나왔다.

언어적 능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자연계 학생들을 위해 통합논술을 지양했다는 설명이다.

모의논술은 완충, 관성력, 부피 측정의 세 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제시문과 논제를 구성했다.

논제 1∼3은 완충에 대해 화학, 생물, 사회 분야에서 모두 접근해 설명할 수 있는지에 주목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접목해 최근의 중요한 이슈에 대해 얼마나 정확히 알고 있는지, 자연과학적 현상이나 개념을 사회현상에 적용해 사고할 수 있는지도 평가했다.

논제 4, 5는 관성력을 물리와 지구과학적 지식으로 설명하도록 했다. 논제 6은 컴퓨터단층촬영을 통해 모르는 물체의 부피를 구하도록 함으로써 고교 수학에서 가장 중요한 분야 중 하나인 적분의 개념을 알고 이를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지에 주목했다. 주어진 자료를 적절히 활용했는지, 또 계산방법의 타당성을 잘 밝혔는지가 중요한 채점 기준이었다.

고려대는 자연계 논술에서 과학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를 없애기 위해 과학 Ⅰ의 범위에서만 출제하기로 했다.

고려대 모의논술 채점 결과 분석 -응시자평균최저최고표준편차강남 일반고11765.513.338611.53강북 일반고7065.1222.2594.1710.23과학고566.6252.5887.7513.89외국어고6863.7936.3380.1710.51자사고3570.5943.9290.089.69지방 일반고11264.1826.588.9212.85전체40765.2413.3394.1711.49

■ 논술 평가기준은

① 논제 요구 지켰나

② 설명과 생각 나눴나

③ 주장 분명했나

④ 표현 독창적인가

⑤ 맞춤법-분량 지켰나

① 논제의 요구사항을 정확히 파악해 이에 맞게 답안을 써야 한다. 요약하라고 했는데 본인의 의견을 펼치거나, 표를 여러 개 제시했는데 한 개만 활용해 답안을 작성하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 자신이 없다고 빼놓고 답안을 작성하면 답안 전체에 대한 평가가 낮아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고려대는 설명했다.

② 요구사항에 분명히 대답해야 한다. 논제에서 설명하라는 부분을 본인의 생각과 뒤섞어서 서술하기보다는 설명과 생각을 분리해 각각 서술해야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③ 주장은 명확하고 설득력 있게 제시해야 한다. 논리적인 체계와 일관성을 갖추는 것도 필수. 상투적인 의견이나 정형화된 논증 과정을 제시하지 말고 창의적인 견해와 독창적인 논증 과정을 제시하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④ 제시문을 참고하되 표현을 옮겨 적으면 감점 대상이다. 제시문의 내용과 의미를 이해한 뒤 이를 자신만의 표현으로 다시 정리해 활용해야 한다.

⑤ 원고지 작성법, 맞춤법과 띄어쓰기, 문장의 정확성, 분량 등 글의 형식적인 요건을 갖추는 것은 기본이다.

박기환 자연계 논술출제위원장은 “자연계 논술에서 좋은 점수를 얻으려면 기본 개념을 명확히 이해하고 실생활과 연관시키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대학은 궁리하죠 어떻게 하면 ‘외운 답’ 막을까▼

고려대는 2008학년도 논술시험에 대해 2007학년도 수시모집에서 시도됐던 통합논술에서 나타난 몇 가지 문제점을 개선하는 방안으로 출제할 계획이다.

논술시험의 목표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대학에서의 수학 능력을 평가하는 것. 인문사회계의 경우 텍스트를 분석하고 이해하는 능력, 자신의 견해를 조리 있게 표현하는 능력, 단편적 지식을 종합해 새로운 관점으로 발전시키는 창의적 능력을 평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두 번째 목표는 내신과 대학수학능력시험에만 의존하는 학습능력 평가 시스템을 보정하는 데 있다. 내신이 학교별 성적 차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수능의 변별력에도 의문을 갖는 상황이고, 올해부터 등급으로 제공되기 때문에 논술로 이를 보정해야 한다.

이번 모의논술에서는 이런 목표를 충족시킬 수 있는 문항 개발을 위해 각 분야 전문가들이 긴밀하게 협력했고, 특히 고교 교사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했다.

고려대는 이러한 모의시험 출제 방향을 수시모집과 정시모집 논술고사에서도 유지할 것이다.

출제의 기본 원칙은 고교생 학력 수준에 비춰 무리가 없는 주제와 제시문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시사 문제나 특정 분야의 지식을 묻기보다는 보편적인 주제와 이를 적절히 설명하는 제시문을 낼 것이다.

통합교과적 논술의 성격에 맞춰 인문학적 접근과 사회과학적 측면이 어우러질 수 있는 주제와 제시문을 출제할 방침이다.

제시문의 독해와는 무관하게 암기한 내용을 논술문으로 쓰는 현상을 막기 위해 제시문을 올바로 이해해야만 논술문을 작성할 수 있는 논제를 개발하는 데 주력할 것이다.

박유성 고려대 입학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