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을 앞두고 부모님께 좋은 선물을 하게 돼 기쁘다. 결혼한 뒤 제2의 전성기도 누리고 싶은데….”
김미현(KTF)은 우승 직후 뒤풀이를 즐길 여유도 없이 어머니 왕선행 씨와 서둘러 미국 국내선 항공기에 올랐다. 11일 개막하는 미켈럽 울트라오픈에 출전하기 위해 이동해야 했기 때문이다. 같은 시간 아버지 김정길 씨는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의 집에서 차를 몰고 다음 대회 장소인 버지니아 주 윌리엄스버그까지 800마일, 13시간 넘게 걸리는 긴 여로에 올랐다.
그래서였을까. 김미현은 우승 소감에서 자식 뒷바라지로 고생하는 부모님에게 영광을 돌렸다.
올해 1월 만 서른 살이 된 김미현은 “골프는 혼자 하지만 결혼은 누가 있어야 하니 문제다. 나를 이해해 줄 수 있는 키 큰 사람이 이상형인데 이젠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고 밝혔다.
18번 홀에서 보기로 자칫 우승 기회를 날릴 뻔한 김미현은 “한 타 차 선두인 상황에서 두 번째 샷이 당겨지는 바람에 벙커에 들어갔다. 나도 모르게 ‘노(NO)’라고 외쳤다. 벙커 샷은 잘했지만 1m 파 퍼트가 빗나갈 때는 어이가 없어 웃음만 나왔다”고 아쉬웠던 순간을 되돌아봤다.
올 시즌 7개 대회에서 꾸준한 페이스를 올린 김미현은 “새 코치 브라이언 모그와 동계훈련 때 호흡을 맞춰 스윙이 간결해졌다. 돌아가면 밥 사고 선물이라도 줘야겠다”며 “이제 나보다 드라이버샷이 덜 나가는 선수가 많아졌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김미현은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가 241.7야드로 141위였으나 올 시즌 비거리는 240.1야드로 거의 변동이 없으나 순위는 122위까지 끌어올렸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