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머니가 넘쳐 나는 중동에 일본 기업들의 진출이 가속화하는 추세라고 7일 아사히신문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도시 개발이나 플랜트 건설을 비롯해 ‘투자총액 1조 달러’로 일컬어지는 최근 이 지역의 각종 대형 프로젝트를 노린 것.
일본의 이 지역 진출은 관민(官民) 협력으로 이뤄지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달 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중동 5개국 순방에 맞춰 미타라이 후지오(御手洗富士夫) 회장 등 일본 경단련 사절단 180명이 현지를 순방하며 ‘일본 세일즈’에 힘을 쏟았다.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에 진출한 일본 기업은 2006년 6월 현재 216개사로 4년간 78개사가 늘었다.
가장 활기가 넘치는 곳은 두바이. 3년 전만 해도 사막에 불과했던 두바이 시내에서는 50여 개의 고층빌딩 건설이 한창이다. ‘전 세계 크레인의 30%가 집중돼 있다’고 일컬어질 정도다. 고층 호텔과 리조트로 구성된 지름 5km의 인공섬과 시내를 연결하는 모노레일은 일본의 마루베니(丸紅), 히타치(日立), 오바야시구미(大林組)가 약 470억 엔에 수주했다.
미쓰비시(三菱)상사와 미쓰비시중공업, 오바야시구미, 가시마(鹿島) 등의 컨소시엄은 ‘두바이 메트로’ 철도를, 시미즈(淸水)건설은 고급 분양 맨션을, 다이세이(大成)건설은 해저 터널을 수주했다. 건설회사인 다케나카(竹中)공무점은 두바이공항의 확장공사를 맡는다.
신문은 일본에서 불량 채권 처리에 고심하는 대형 건설회사들이 중동 사업에서 숨을 돌렸다고 전했다.
항만 물류기지이자 경제특구인 ‘제벨알리 프리존’에는 소니나 브리지스톤 등 일본 기업 100여 개사가 진출해 중동 및 아프리카를 향한 수출 거점을 준비 중이다.
아랍에미리트 중에서도 석유 의존도가 낮은 두바이가 부각되는 이유는 인근 산유국에서 유입되는 투자 머니 때문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9·11테러 이후 미국에 유입되던 아랍의 오일머니가 이 지역으로 환류하고 있다는 것.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대형 프로젝트가 이어진다. 미쓰비시상사는 사우디에서 건설기계나 트럭, 정보기기 등을 다루는 리스 사업에 참가한다. 이 지역에 건설기자재가 부족하다는 점에 눈을 돌렸다. 스미토모화학은 국영석유회사 사우디아람코와 함께 석유화학 콤비나트를 건설한다. 총사업비는 1조 엔에 이를 전망이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