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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1000억달러 宋 보물선 건진다

입력 | 2007-05-08 03:05:00

남송시대 중국 광둥 성 앞바다에 침몰한 무역선을 인양하기 위해 특수 제작된 철제 상자가 6일 광저우 시의 한 항구에서 배에 실리고 있다. 사진 출처 중신왕


중국 정부가 840여 년 전 서역(西域)으로 항해하던 중 침몰한 것으로 알려진 ‘송(宋)대 무역선’ 인양에 나섰다.

배에는 도자기와 칠기 등 1000억 달러(약 92조7600억 원)로 추산되는 국보급 유물이 실린 것으로 분석된 데다 중국과 서역 간의 ‘해상 실크로드’를 처음으로 입증하는 배가 인양된다는 기대로 유례없는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배 손상 없이 인양 위해 20년 연구=광저우(廣州) 시 인양국이 송대 보물선 ‘남해 1호’를 인양하기 위해 4000t급 기중기선을 침몰지인 양장(陽江) 시 앞바다로 출항시켰다고 신화통신이 6일 보도했다.

인양선은 두 달에 걸쳐 배 위에 쌓인 2m 두께의 진흙을 제거한 뒤 7월 중순경 배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 배는 1978년 8월 영국 해양탐측공사가 광저우 시 당국과 공동으로 침몰한 동인도회사의 배를 찾는 과정에서 발견했다. 전문가들은 길이 30m, 폭 10m, 높이 3m인 이 목조선이 남송시대의 무역선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배를 손상하지 않고 인양하기 위해 20년간 연구를 거듭한 끝에 세계 최초로 침몰한 배를 ‘통째로 끌어안아 올리는’ 새로운 방식을 적용하기로 했다.

▽보물 가치 1000억 달러 역사상 최고=지금까지 배 주위에서 출토된 유물은 6000여 점으로 대부분 도자기지만 칠기 석제품 철기 동기 은괴, 대량의 동전도 함께 발견됐다. 유물은 거의 국보급 문화재로 판명됐으며 특히 도자기는 중국 최고의 도요지 푸젠(福建) 성 징더전(景德鎭)과 룽취안(龍泉), 더화(德化) 등 유명 도요지 제품으로 확인됐다.

2002년 3∼5월 잠수고찰대가 1차로 조사한 결과 배 안에는 6만∼8만 점의 유물이 들어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유물은 국보급 문화재여서 값을 매기기 어렵지만 전부 합쳐 1000억 달러를 초과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추산했다.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기법으로 제작된 도자기가 경매장에서 수십만 달러에 팔리는 데다 나팔 모양의 접시 등 지금까지 발견된 적이 없는 희귀 도자기가 많다는 것이 이 같은 추산의 근거다.

▽‘해상 실크로드’ 입증하는 첫 물증=전문가들은 이번 무역선의 인양은 1974년 시안(西安)에서 발견된 진시황(秦始皇)의 병마용(兵馬俑)에 못지않은 역사적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천문학적인 유물의 가치나 ‘해상 실크로드’를 입증하는 배라는 점뿐 아니라 지금까지 발견된 가장 큰 목조선인 데다 거의 완벽하게 보존돼 있어 옛 중국의 선박 제조 기술과 항해술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배의 인양에는 1억 위안(약 120억 원)이 소요될 예정이다. 중국 정부는 1억9000만 위안을 추가로 투입해 인양된 배를 ‘광둥(廣東) 해상 실크로드 박물관’에 전시할 예정이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