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달을 밟아 터널의 끝을 벗어나면 환한 햇살 아래 초여름의 산하가 기다린다. 어둠이 있기에 햇살은 더욱 소중한 것 아닐까. 강원 정선의 광산촌은 석탄 산업의 사양화와 함께 사람의 발길도 점점 끊겨 갔다. 그렇게 되고 한참 뒤, 갱도와 연결됐던 지상의 레일은 이제 놀이시설로 바뀌어 관광객을 맞고 있으니 기나긴 어둠 속에 잊혀 갔던 폐광촌도 다시 활기를 띠려나. 레저용 기차(레일바이크)를 타고 페달을 밟는 관광객들의 윤곽이 터널의 실루엣 속에 또렷이 새겨진다.
정선=이훈구 기자 ufo@donga.com